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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장 선 항공업계, 인수 희망자가 없다…시장 재편 현실화

2020-09-28 14:26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지난해 반일불매운동과 올해 코로나19 연타로 사정이 어려워진 항공업계에서 속속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없어 본격적인 항공시장 재편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총 정원은 올해 3월 말 기준 1680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대폭 감원을 이어나가며 구조조정 초탄을 쐈다. 9월 현재 총 정원은 590명으로 3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제 갈 길 가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여객기 수도 적어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여객기 20여대는 전량 리스를 통해 들여왔다. 하지만 업황이 나빠졌고 항공기 결함 등으로 매출을 내지 못하게 되자 리스 비용을 대지 못해 조기 반납을 하는 등 한창 호황을 누리던 때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이스타항공은 6대만 남겨 회사 규모를 줄이되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측은 복수의 사모펀드와 중견기업들이 인수 의향을 타진해왔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매력적인 매물로 재탄생시켜 인수자들의 구미가 당기도록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항공 주무부처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증명(AOC)을 다시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비용도 100억원대에 이르고 체불 임금도 320억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측에 긴급 경영 대여금 100억원과 인수 계약금 115억원 등 총 215억원대 반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인수자들이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카운터./사진=연합뉴스



2조5000억원짜리 블록버스터급 딜이었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M&A도 덩달아 엎어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심했을 경우 현대산업개발도 동시에 유동성 위기에 빠질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금 자산이 풍부한 현산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사실상 인수 무풍지대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이와 같은 대형 항공사도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채권단으로부터 수혈을 받게 된 만큼 눈치를 살피게 됐다는 평가다.

지난달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자본잠식률은 49.78%, 부채비율은 2291%다. 3월 1387%에 비해 무려 904%가 늘었다. 적정 부채비율의 11.45배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항공기 리스료가 부채에 포함된 탓이라고 항변하나 회사 규모가 더 큰 대한항공의 부채비율 1099%보다 높아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산업은행 관리 체제에 들어가게 되면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외에도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과 플라이강원까지 매물로 나왔다는 설이 파다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대한항공과 진에어, 제주항공을 필두로 한 기존 사업자들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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