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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피격‧미중 당기기…10월 변곡점 맞은 한반도 외교

2020-09-30 09:35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격화되는 미중 갈등과 북미 간 대화 재개 여부에 최근 북한군의 우리 국민 사살 사건까지 겹치면서 10월이 한반도 주변 정세에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먼저 29일 외교가에 따르면 내달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이 동시에 한국을 방문하기로 해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 정부에 최대 압박이 될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물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도 예정되면서 한미, 한중 간 외교당국이 각각 일정을 조율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측, 중국 측 인사 방한과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두 장관 모두 내달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를 예방하기 위해 일본을 찾는 김에 한국도 들를 예정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NHK 등 일본 현지 언론은 폼페이오 장관이 새로 취임한 스가 총리를 만나기 위해 내달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데 이어 왕이 부장도 다음 달 일본을 찾아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스가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내달 7일과 8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정돼 있고 지난달 중국의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위원의 방한에 이어 이번 왕이 부장의 방한까지 한중 관계가 밀접해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찾아 한미일 삼각 동맹을 강조하려고 할 것으로 보여 한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한을 통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쿼드 플러스 가입을 직접 요구할 수도 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에서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다자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최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등 미국 당국자들은 쿼드에 한국 등을 추가한 ‘쿼드 플러스’를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이 북한을 향해 대화 촉구에 나서고 있어 북미 간 미 대선을 앞둔 깜짝 회동 및 합의를 이루는 ‘10월 서프라이즈’가 성사될지 여부에도 여전히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미국으로서는 이를 계기로 일어날 수 있는 북한의 군사 도발 가능성을 없애는데 주력하고 싶을 것이다. 최근 북미 간 드러나는 대화는 없었지만 물밑 접촉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미 북미 간 관련 메시지가 전달됐을 수 있다.

특히 미국을 방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8일(현지시간) 비건 부장관을 만나 종전선언을 논의한 만큼 미 대선 이전에 종전선언 추진이 이뤄질지 특히 관심이 쏠린다. 면담 뒤 나란히 기자 앞에 선 비건 부장관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논의했고,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최근 대화 중 가장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본부장은 앞서 워싱턴에 도착해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예단은 삼가하겠다”면서도 “모든 것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청와대


여기에 지난 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측 해상에서 피격된 사건에 대해 정부가 제안한 남북 공동조사 성사 여부도 한반도 정세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북한의 하루만의 통지문 발송과 사과에 대해 평가하면서도 남북 간 다르게 파악하고 있는 ‘월북’과 ‘시신 소각’ 여부에 대해 공동조사를 제안한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틀째인 29일에도 답이 없다. 특히 이날 해경은 이 사건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측은 실종자의 이름, 나이, 고향 등 신상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다”며 “실종자가 북한군에게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통지문에서 “한두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전한 것과 배치돼 북한이 청와대의 진상규명 요청에 이례적으로 하루만의 즉각 통지문을 보내 김정은 위원장의 미안한 마음까지 언급했음에도 거짓말했다는 지적을 낳았다. 북한이 부유물만 태웠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시신훼손 판단을 유지하고 있어 국제규범 위반 소지가 커진다.

북한이 통지문에서 “현재까지 우리 지도부에 보고된 사건 전말에 대한 조사 결과”라고 말했으니 앞으로 북한이 추가 조사 내용을 발표하면서 앞서 전달한 내용을 정정할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 정권 들어 정상국가화에 노력해온 북한이 국제사회의 이목이 한껏 쏠린 남한 민간인 사살 사건에 대해 남한의 공동조사 제안을 받으면서 정면 돌파할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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