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주택시장 성수기인 가을이 다가왔지만 서울 분양시장은 분양 가뭄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연내 분양할 것으로 예정됐던 상당수 사업장이 연내에 분양하는 것도 어려워진데다 대어로 꼽히는 재건축 사업장의 분양일정이 표류함에 따라 공급 가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의 견본주택에서 수요자들이 분양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사진=미디어펜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달 서울에서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와 '고덕강일지구'(809가구) 등 2곳에서 총 3799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예정대로 분양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직 분양가 산정 방식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반포 원베일리는 10월 예정이었던 분양 일정을 최소 11월로 연기했다. 원베일리 조합 측은 이달 28일까지었던 HUG 분양보증 만료일을 HUG로부터 보증서 재발행을 받아 11월 28일로 연장했다. 조합 측은 분양가로 최소 3.3㎡당 5300만원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HUG가 제시한 3.3㎡당 4891만원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검토하고 분양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힐스테이트 고덕’은 11월로 분양이 연기됐다. 현대건설이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고덕‘은 착공 전 사업계획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착공 신고와 분양가 심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순차적 사업 진행을 위해 분양 일정이 미뤄졌다.
이렇게 서울 일반 분양 일정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11월 ‘이문 래미안’과 ‘ 역촌 동부센트레빌’, 12월 ‘자양 코오롱 하늘채’ 물량만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부동산 인포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12월 서울 신규분양 물량은 5087가구 규모였다. 동일 기간 기준 작년 신규분양 물량이 6635세대임을 고려하면 23%가량 공급 줄었다. 그러나 분양 연기가 이어지며 올해 기존 공급 예상치보다 신규분양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공급절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여러 규제로 인해 다주택자들이 쉽게 매도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개인이 시장에 쉽게 매물을 내놓지 못하다 보니 매도 물량은 더욱 줄었고, 이는 신규 물량 부족을 포함해 부동산 시장 자체를 공급절벽으로 빠르게 내몰고 있는 상황이다.
6·17, 7·10 부동산 대책 등으로 막강한 수요억제책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공급 절벽 상황은 매우 줄어든 수요도 맞출 수 없을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시장 불안을 고조시킨다.
공급 감소는 서울 부동산 시장에 불안감을 불러오고, 집값 안정화에 타격을 준다. 공급 부족이 매물 가치를 지속해서 높인다고 생각하여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구매), 빚투(빚을 내 투자 및 구매)하려는 경향이 심화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서울 신규분양 공급절벽이 올 연말을 넘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정비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분양가 상한제 등 여러 규제로 신사업 진행이 어려워져 공급 절벽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 불안감을 이끌며 예측하지 못한 주거 문제를 이끌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앞서 공급 예정이었던 단지들이 시장상황이 악화되자 미루고 있는 추세"라며 "정부 규제가 한 층 강화된 만큼 향후 공급되는 물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계획된 단지들도 내년까지 연기될 수 있어 공급절벽 가속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