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5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과 가을 이사철 등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강남구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6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9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종합 전셋값은 0.53% 상승해 전월(0.44%)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이는 2015년 4월(0.59%) 이후 가장 많이 상승한 수치다.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12개월째 꺾일 줄 모른다. 전셋값 변동률은 올해 1월 0.28%에서 시작해 2∼5월에는 줄어들어 5월 0.09%까지 내려갔지만 6월 0.26%로 반등한 뒤 7월 0.32%, 8월 0.44%, 9월 0.53%로 4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임차인 보호를 위해 시행된 새 임대차 법에 따라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 물건이 부족해졌고, 집주인들은 4년 앞을 내다보고 미리 보증금을 올려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지난달 전셋값은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지방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상승했다.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0.65% 올라 전달(0.54%)보다 오름폭이 더 커졌다. 2015년 6월(0.72%)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경기도의 경우 0.85% 상승해 전달(0.71%)보다 상승폭을 키우며 5년 5개월 만에 최고로 올랐다. 인천도 0.52%를 나타내며 전달(0.17%)보다 오름폭을 크게 확대했다.
서울은 0.41%로 전달(0.43%)에 비해선 소폭(0.02%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서울에서는 △서초구(0.63%) △송파구(0.59%) △강남구(0.56%) △강동구(0.54%) 등 '강남 4구'의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성동·노원·동대문구(0.49%), 마포구(0.44%), 구로구(0.37%) 등도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 오름폭이 컸다.
경기·인천은 개발 기대감이 있거나 교통 등 주거환경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전셋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광역시도 모두 전셋값이 전달보다 상승했다. 울산이 0.96%에서 1.40%로, 대전이 0.97%에서 1.01%로 각각 오르며 1%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부산은 0.16%에서 0.25%로, 대구는 0.17%에서 0.36%로, 광주는 0.09%에서 0.18%로 각각 상승폭을 키웠다.
지방은 전체적으로 전달 0.34%에서 지난달 0.41%로 더 올랐다. 세종시는 지난달 전셋값이 5.69%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달(5.78%)보다는 상승률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5% 이상 오르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시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셋값이 26.23% 폭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책으로 인한 시장 부작용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정책의 학습효과는 보이지 않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꼴이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