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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 최신원 회장, 비자금 의혹…재계 안타까운 시선

2020-10-06 16:46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2017년 11월 30일 63 컨벤션 그랜드 볼룸에 열린 '아너소사이어티 10주년 회원의 날' 행사에 참석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6일 비자금 조성·횡령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재계에서는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기부 천사'로 통했던 최신원 회장이 급작스러운 비자금 의혹에 휘말리자 재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최 회장은 최종건 선경그룹 창업주의 차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다. 그는 2003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을지로 최신원'이라고 적힌 거액의 기부금을 전달했고, 이후 5년 간 매년 기부를 이어갔다.

최 회장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신조를 갖고 있어 남 몰래 기부해 왔으나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기부한다는 소문이 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나눌 수 있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그는 2008년 대기업 회장 최초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그 해 최 회장은 현직 기업인 기준 최고액인 3억32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는 미국 포브스지 아시아판이 꼽은 12개국 48명의 '기부 영웅'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금단체를 직접 운영하며 기부문화 확산에도 힘써왔다. 최 회장은 2011년 7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해 2017년까지 단체장을 역임했다. 최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재산은 약 24억원이다. 그는 산타클로스 코스프레를 하고 복지단체 행사에 등장하기도 했다.

2012년 11월에는 세계리더십위원회 한국 대표로 위촉됐다. 이 기관은 세계 고액 기부자 모임인 세계공동모금회가 조직한 곳이며 최 회장은 현재까지 유일한 아시아 국가 위원이다. 세계리더십위원이 되기 위해선 세계공동모금회에 10만달러 가량 기부해야 한다.

2017년 2월에는 주거복지 구호단체 한국해비타트의 고액후원자 모임 '더 프리미어 골든해머'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는 개인 후원자 자격으로 1억원 이상을 기부했을 경우 가능한 것이다.

최 회장은 특유의 어법으로 직원들로 하여금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는 1973년 해병대 258기로 제2해병사단에서 복무했다. 막말을 쓰는 듯 하지만 사실 친근감의 표시라는 게 최 회장 지인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매사 순수한 마음으로 임하는 사람"이라며 "여린 마음으로 고객과 직원을 챙긴다"는 취지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1부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2018년 SK네트웍스 비자금 조성·횡령 의혹으로 최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재계에서는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을 지지하는 의사를 담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물./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신원 씨는 상반기 보수 32억5000만원 산출 근거를 해명 하세요'라는 제하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회사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해 주가가 최저 수준을 갱신하고 있다"며 "최 회장은 급여 수준에 대한 근거를 소액주주들에게 소명하라"고 촉구했다.

당시 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여타 SK그룹 계열사들은 연말 성과급 잔치를 했지만 호텔·렌터카 사업을 영위하는 SK네트웍스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에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됐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비슷한 시기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SK네트웍스 직원이라고 밝힌 이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최 회장은 어느 리더보다 호텔에 대해 투철한 사명감으로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경영에 있어 트집을 잡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적었다.

해당 글의 댓글창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최 회장 이름이 오른 것 자체가 충격', '호텔업에 대한 의지와 애정이 남달라 다방면에서 사업추진을 하며 생겨나는 과정' 등 최 회장을 지지하는 댓글이 달렸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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