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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코로나19 대출에 금융상품 끼워팔기…기업은행 최다 ‘불명예’

2020-10-09 10:22 | 이동은 기자 | deun_lee@naver.com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은행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대출을 실행하면서 그 대가로 신용카드 같은 금융상품을 끼워파는 ‘변종꺾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실행된 코로나19 대출 가운데 끼워팔기를 가장 많이 한 곳은 기업은행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대출 관련 시중은행의 자체 점검 결과/자료=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대출 관련 시중은행의 자체 점검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실행된 코로나19 1·2차 대출 67만7000건 가운데 다른 금융상품에 함께 가입한 대출은 전체 대출의 34%인 22만8000건에 달했다.

조사 대상은 시중은행을 통해 실행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 대리대출, 기보·신보의 코로나 관련 보증상품 등 정부의 코로나19 대출 전후 2개월 내 가입된 금융상품이다.

변종꺾기는 대출을 빌미로 금융상품을 끼워팔았다는 특성이 ‘꺾기’와 동일하지만 법 위반 행위는 아니다. 현행법은 대출 받은 지 한 달 안에 대출금의 1%가 넘는 금융상품에 가입시켰을 때만 꺾기로 인정하고 있다. 여기에 신용카드는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자영업자의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 지원에 나섰다. 그 결과 1차, 2차 소상공인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61만명의 소상공인에게 14조8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은행들이 대출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예·적금이나 보험, 카드, 펀드, 연금 등 다른 금융상품까지 끼워 판 것이다. 이에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갑질대출을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변종꺾기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기업은행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변종꺾기 건수는 9만6000건으로 전체 건수의 42.1%를 차지했다. 이어 하나은행 3만6000건, 우리은행 2만9000건, 농협은행 1만5000건, 신한은행 1만3000건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기업은행의 건수가 가장 많은 것은 은행들 가운데 코로나19 대출을 가장 많이 해줬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코로나19 1·2차 대출 건수는 26만9576건으로 전체 대출 67만7324건의 34.5%를 차지했다. 그만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금융지원에 나선 것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공적자금을 미끼로 상품 판매를 하고 있음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현행 꺾기 규제를 회피하고 혹시라도 대출이 거절될까 우려하는 소상공인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해 자신들의 실적쌓기에 이용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조사된 금융상품 가운데 신용카드는 꺾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다른 금융상품들의 경우에도 고객들의 선택에 의해 가입된 상품이 많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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