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8일 오후 3시부터 20분간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어려운 여건에서 선전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유 본부장의 노력을 평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유 본부장은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최종 2명의 후보 중 한 명으로 결정됐다. WTO 사무국은 8일 오전 스위스 제네바의 본부에서 회의를 열어 유 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등 2명을 최종 후보로 발표할 예정이다.
WTO 사무총장으로는 1995년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 2013년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나선 적이 있으나 대한민국 출신으로 최종 결선 진출자는 유 본부장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후보의 경력이 훌륭하지만 유 본부장이 만만치 않은 상황을 헤치고 여기까지 왔으니 상대적 강점을 살려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대통령이나 우리정부가 어떤 부분에서 지원 노력을 해야할지 의견 있으면 달라”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대통령께서 앞장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1주일의 격리기간이 끝나면 찾아뵙겠다”고 답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사무총장 후보자 정견 발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문 대통령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고 거듭 당부하면서 통화를 마쳤다.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는 둘다 여성이기 때문에 WTO 25년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오콘조-이웰라는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나와 MIT(매사추세츠공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딴 뒤 세계은행에서 25년을 근무해 전무 직위까지 올랐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대국인 나이지리아에서 재무장관과 외교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통상 업무를 맡은 이력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유 본부장은 25년간 ‘통상 외길’을 걸어온 통상 전문가이다. 폭넓은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현직 통상 장관이라는 점도 회원국들에 어필될 수 있다. 특히 K방역 등 코로나19 사태 대응 과정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이나 범정부 차원에서 유 본부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점 등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유럽과 중남미 등 35개국 정상에 직접 친서를 보내 유 본부장을 소개하며 지지를 요청했다. 여기에 EU의 표심이 중요한 상황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여러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통해 유 후보자 지지를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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