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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에 유화 메시지…역대급 다탄두 신형 ICBM 공개

2020-10-11 11:27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창건일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열병식에 참석해 북한군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초유의 심야 열병식을 개최했다. 불꽃놀이와 LED 전투기를 동원한 에어쇼 등 조명을 활용해 축제 분위기로 열병식을 진행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인민들의 노고에 대해 감사를 전하며 눈물을 흘리고 울먹였다. 

또 열병식 맨 마지막 순서에선 역대 최대급 신형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형-4형’이 등장했다. 이 밖에 초대형 방사포와 대구경 조종 방사포,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등 신형 전술무기 4종도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자위적 정당방위수단으로서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지역의 평화 수호에 이바지할 우리 전쟁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 않겠지만, 어떤 세력이든 국가안전을 닫혀놓는다면(위협한다면)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해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10일 개최된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마지막 순서에서 신형 ICBM이 공개됐다. 신형 ICBM은 기존 화성-15형이 실렸던 이동식발사차량(TEL)의 9축(18바퀴) 보다 길어진 11축(바퀴 22개) TEL에 실려 등장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서는 직접적인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은 채 수위 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남측을 향해서는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 빨리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북 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방역, 수해 피해 복구로 인한 삼중고를 겪고 있는 인민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여러번 울먹였다. 또 열병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방역 전초선과 재해복구 전초선에서 싸우고 있는 부대 장병들에게 감사한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신형 ICBM이 등장할 땐 당당한 미소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에 공개된 ICBM은 길이와 직경이 커져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탄두부를 ‘다탄두’ 탑재형으로 개량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초대형방사포, 대구경조종방사포 등 여러 종류의 무기를 공개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은 10일 오후9시쯤 노동신문을 발간하고, 112장의 열병식 고화질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 따르면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가 11축 22륜(바퀴 22개)이다.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TEL은 9축 18륜이었다. 따라서 바퀴가 2축 늘어난 신형 TEL을 공개했다. 특히 기존 9축 바퀴 사이에 일정한 간격이 있었던 것과 비교해 신형 11축의 바퀴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미사일의 중량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신형 ICBM을 어떻게 명명했는지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군 관계자들은 화성-15형보다 진화한 사실상 ‘화성-16형’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은 화성-15형의 사거리를 1만3000㎞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ICBM의 중량이 커졌기 때문에 사거리는 화성-15형과 같거나 좀 더 길게 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신형 SLBM ‘북극성-4A’도 다탄두 형태로 개발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북극성-1형보다 직경은 2~3배로 커지고, 북극성-3형에 비해서도 직경이 굵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북한은 현재 3000t급 혹은 4000~5000t급 잠수함을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북극성-4A는 탄소섬유로 제작해 동체를 경량화하고, 사거리도 북극성-3형보다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노동당 창건일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가해 연설하면서 오른손을 높이 들고 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한편 이날 열병식에서는 김 위원장과 간부들, 장병들은 물론 주민들도 전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코로나19에도 대규모 단체행사를 여는 모습을 대외에 공개함으로써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양옆에는 열병식 성격에 맞게 박정천 군 총참모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섰다. 주석단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비롯해 리병철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가 자리했다.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재룡·리일환·최휘·박태덕·김영철과 김여정 당 제1부부장,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 간부들도 참석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18년 정권수립 70주년(9.9절) 열병식 때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등 각국 외빈들이 참석했던 것과 달리 외부 인사들도 보이지 않았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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