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서울의 주택시장이 쉽사리 안정되지 않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간 눈치보기 장세가 길어지며 거래절벽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초고가 주택은 연일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1% 올라 7주 연속 0.01% 상승 기록을 이어가며 게걸음을 했다.
0.01% 상승은 10억원인 아파트를 기준으로 했을 때 1주일에 10만원 오른 것에 불과하다.
아파트 가격이 1년(52주) 동안 매주 0.01%씩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년간 총 520만원(0.52%) 오르는 셈이다. 집값이 일반적인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경신이 나타나는 등 좀처럼 진정세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2차현대홈타운 전용면적 59.86㎡는 이달 5일 14억원(1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새로 세웠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 물건은 지난해 9월 11억9000만원(17층)에서 11월 12억원(14층)으로 올랐고, 올해 6월 13억원(5층)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용산구 한남동의 ‘한남더힐’도 지난달 4일 전용면적 243.642㎡가 77억5000만원(1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올해 들어 전국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아파트값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 이 단지 종전 최고가는 지난 4월과 지난달 전용 240.35㎡와 240.23㎡에서 나온 73억원이었다. 한남더힐은 2015년부터 매년 최고 실거래가 1위 기록을 지키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43㎡ 역시 지난 8월 28일(계약일 기준) 23억8000만원(8층)에 계약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깼다. 이는 지난해 12월 15일 기록한 종전 최고가 23억5000만원보다 3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초고가 주택의 이 같은 신고가 랠리는 비단 강남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7536㎡는 지난달 7일 20억원(18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비강남권 전용 84㎡ 아파트가 20억원 이상에 매매된 것은 성동구 성수동1가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트리마제를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초고가 아파트의 신고가 랠리 이유를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의 고삐를 조이면서 지방 등지에 주택 여러 채를 가지고 있던 일부 자산가는 이들을 모두 처분하고 강남의 초고가 주택 한 채로 갈아타는 모습”이라면서 “강남 핵심 재건축 단지의 경우에는 호재는 남아 있는 데다 대체 입지가 없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매물이 많지 않은점도 신고가 갱신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의 규제가 이어져도 1주택자들에게는 초고가 주택도 과세 부담이 상대적으로는 크지 않기에 이 같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