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문재인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집값 안정화를 위해 고강도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택 서민들은 집값 급등에 대한 불안감과 절규를 담아 국민청원 게시글을 올리는 등 불만의 목소리는 더 거세지고 있다.
14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 중간가격은 4억원으로 경기 지역 아파트 매매거래의 중간값 3억2000만원, 인천의 2억6500만원보다 더 높았다.
이는 2011년보다 더 크게 벌어진 가격으로, 서울과 경기 지역의 가격 차이는 1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서울과 인천의 차이는 3500만원에서 1억3500만원으로 늘어났다.
실제 서울 전셋값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수도권 아파트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인천 아파트의 79.4%, 경기의 65.8%가 서울 아파트 전세 중간값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졌다. 이 비율은 두 곳 모두에서 차츰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2015년 이전보다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수도권 인구 이동과 상관관계가 높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1~2013년 기간은 서울 전셋값 중간가격 이하의 경기 아파트값 비중이 감소 추세였다.
하지만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비중의 증감 추세가 서울에서 경기로의 인구 이동 추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다만 올해는 경기 아파트값이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서울 전셋값 이하 매매 비중이 감소했는데도 인구이동은 크게 증가했다.
반면 인천은 개발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전망된다. 2011~2013년은 경제자유구역이 개발되며 서울에서 인천으로의 이동이 월평균 2500건 이상 발생했다.
2014년부터는 경제자유구역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이동 가구가 이전보다 감소했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연간 1만5000가구 이상 증가한 2017년과 2018년에는 서울에서 이동한 세대가 월평균 2500건 이하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이같이 서울 아파트 시장이 갈수록 악화되자 수요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를 담은 국민청원 게시글도 올라왔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문재인 정부가 폭등시킨 집값을 원상회복시켜라'라는 제목으로, 집값·전셋값 급등에 대한 불안감과 불만을 토로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글은 게시 첫날 동의 인원이 1100명(12일 오후 기준)을 넘어서며 단시간에 호응을 얻고 있다. 청원 동의 인원은 갈수록 늘고 있다. 14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해당 청원글 게시판 동의 인원은 7982명이다.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청원 단체는 "피땀 어린 노동의 결실을 폭등한 집값과 전세가로 갈취당하는 것을 중지시키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고 적었다. 이들은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시민들과 연대해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 수준으로 집값을 끌어내리기 위해 시민 행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청원 글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폭등한 것은 정부가 기획하고 집행한 집값 정책의 결과"라며 "살림 걱정에 10원 한 푼도 아껴 쓰던 가정주부도, 일에 몰두해야 할 20~30대 젊은 세대도 부동산 카페 회원이 되고, 투기가 불붙는 지역을 찾아다니는 등 모든 국민이 투기꾼이 됐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 정책의 한 예로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을 거론하며 사상 최저 금리 상태에서 다주택자인 주택임대사업자에게 세금 혜택을 제공해 일반 국민까지 투기에 뛰어들게 만들었고, 주택시장을 투기판으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숲속의 새들도 제집을 짓고 살지만, 우리 국민은 내 집 하나 찾지 못하고 웅크린 채 밤을 지새운다…설움이 이불을 적시고 아내가 울며 가장은 탄식한다"며 "폭등한 집값, 구름 위의 전셋값, 서민 살 곳은 온데간데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택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책임자들을 즉각 파면할 것을 요구하며 "무주택 국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마음이 있다면 올해 초 대통령의 약속대로 집값을 임기 초 수준으로 원상복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