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회장의 수석부회장 시절 업적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재임 기간 정의선 회장은 미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제휴, 유망 스타트업 발굴, 미래 분야 인재 영입 등에 직접 나섰다.
특히 기존의 독자 연구개발에서 이종산업은 물론 스타트업, 학계와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미래 기술 개발 방향을 전환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3월 세계 톱티어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와 합작해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업 ‘모셔널(Motional)’을 설립했다.
완성차 메이커 및 자율주행 기업들과의 단순 협업 틀을 넘어선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결정은 최적의 공동 개발 방식을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과 상용화 일정을 단축하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모셔널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레벨4(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 차원에서 미국 ‘인텔(Intel)’ 및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하는 한편, 고성능 레이더(Radar) 전문 개발 미국 스타트업 ‘메타웨이브(Metawave)’, 이스라엘의 라이다(LiDAR)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옵시스(Opsys)', 미국의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Perceptive Automata)' 등에 전략투자하고 손을 맞잡고 있다.
미국의 미래 모빌리티 연구기관인 ‘ACM(American Center for Mobility)’의 창립 멤버로, ACM이 추진 중인 첨단 테스트 베드 건립에 500만 달러도 투자했다.
미국 자율주행기술 전문 기업 '오로라(Aurora)'에도 전략투자하고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 중이다.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도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Grab)을 비롯 유망 스타트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018년부터 동남아시아 그랩, 인도 2위 카셰어링 기업 레브(Revv) 및 인도 최대 카헤일링 기업 올라(Ola), 미국과 호주의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 ‘미고(Migo)’, ‘카넥스트도어(Car Next Door)’ 등에 전략 투자를 단행하고, 지역 특화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에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 ‘모션랩(MoceanLab)’을 설립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으로 로보택시, 셔틀 공유,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Multi-modal),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비롯한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실증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커넥티드카 서비스 및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협업도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스라엘의 커넥티드카용 통신 반도체 칩셋 전문기업 '오토톡스(Autotalks)', 사고 차량 탑승객 부상 수준 예측 분석 기업 '엠디고(MDGo)', 스위스의 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 개발 업체 '웨이레이(Wayray)'에도 투자와 함께 커넥티드카 고도화 서비스를 위해 협력 중이다.
인공지능 음성인식 분야에서는 국내의 카카오 아이, 미국의 ‘사운드하운드(Sound Hound)’와 ‘뉘앙스(nuance)’, 중국의 ‘바이두(Baidu)’ 등과 협업해 차량용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기차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제휴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Rimac)’에 투자해 고성능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9월에는 유럽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 전문 업체인 ‘아이오니티 (IONITY)’와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은 물론 글로벌 주요국에서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카누(Canoo)’ 및 영국의 ‘어라이벌(Arrival)’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승용과 상용에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독일, 이스라엘, 한국 등 전세계 5곳에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센터인 ‘현대 크래들(HYUNDAI CRADLE)’을 설립, 우수한 스타트업 등을 발굴하고 국내 거점과의 연구개발 시너지를 확대하는 그림도 정의선 회장이 그렸다.
미국 ‘크래들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서울에 ‘제로원’, 이스라엘에 ‘크래들 텔 아비브’, 독일에 ‘크래들 베를린’, 중국 ‘크레들 베이징’이 차례로 개소해 현지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공유경제∙ 인공지능(AI)∙스마트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 혁신 기업들은 물론 대학 및 정부기관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최고경영진들과 회동,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과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의선 회장의 과감한 인재 영입도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성능·디자인·미래 기술 부문에서 핵심 인재들을 영입해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2015년 합류한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사장은 고성능 브랜드 `N`과 제네시스 G70 개발 등을 담당하며, 현대차 고성능차 기술력을 단숨에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2018년 12월 외국인 최초로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에 올라 현대·기아차 R&D를 책임지고 있다.
BMW M 북남미 사업총괄 출신으로, 2018년 3월 현대차에 합류한 토마스 쉬미에라(Thomas Schemera) 부사장은 고성능차 및 모터스포츠 사업의 상품, 영업, 마케팅을 담당하는 고성능사업부장에서 상품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대·기아차의 상품 기획 총괄 및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정립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9년 5월에는 글로벌 최고 운영 최고운영책임자(Global Chief Operating Officer)와 북미와 중남미를 총괄하는 미주권역담당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닛산의 전사성과 총괄(CPO : Chief Performance Officer)을 역임한 호세 무뇨스(Jose Munoz) 사장을 영입했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수요 급감 속에 현대차 판매 정상화를 이끌고 있다.
벤틀리 출신의 이상엽 전무와 인피티니 출신의 카림 하비브(Karim Habib) 전무가 각각 2016년, 2019년 영입돼 현대차와 기아차 디자인의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손꼽히는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토마소 포지오(Tomaso A. Poggio) 교수와 다니엘라 러스(Daniela L. Rus)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위촉,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신사업 기획 및 기술 전략 수립 △글로벌 연구 조직 구축 △연구 인프라 확보를 위한 투자 방향 수립 등 그룹의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현안의 자문을 받고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