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 변호인단이 "범죄 사실에 동의할 수 없고,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재판이 시작되면서 양측은 뜨거운 법리 공방을 예고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는 정상 경영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공판 준비기일은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부회장은 출석 의무가 없다.
이날 공판 준비기일에서 변호인단은 자본시장법 등 이 부회장 측의 불법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검찰 공소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구성 요건 사실인지 배경으로 적시됐는지 구분이 안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도 변호단 의견에 동의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특정과 행위에 의문이 있었다"며 "공소사실이 어디서부터인지 판단이 어렵다"고 했다.
향후 재판일정을 두고 변호인단과 검찰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검찰은 사회·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신속하고 집중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사건 검토 등에 시간이 필요다는 논리를 폈다. 386권, 19만 페이지에 이르는 사건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려면 최소 3개월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재판부는 합의 끝에 내년 1월 14일 오전 10시에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는 공소사실요지 등 양측의 사건개요 설명이 진행될 예정이다.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는 검찰이 오전에 2시간 가량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뒤, 오후에 변호인단이 4시간 가량을 사용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증거 의견 등을 듣고 향후 공판 기일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재판부에 주 2회 공판기일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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