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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격차 심화·임원 별따기…금융권 깨지지 않는 ‘유리천장’

2020-10-24 09:00 | 이동은 기자 | deun_lee@naver.com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시중은행과 금융공공기관 등 금융권에서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여전히 두꺼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금융사 임원 가운데 여성은 단 5%에 불과하고 연봉 수준 역시 남성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에 금융권의 유리천장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공공기관 여성근로자 비율 및 성별격차(%)/자료=배진교 정의당 의원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의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개 금융 업권 116개 금융사로부터 받은 ‘2019년 임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금융사 임원 1630명 가운데 남성 임원은 1544명, 여성 임원은 86명으로 집계됐다. 비율로 치면 여성 임원은 5.2% 수준이다.

업권별 여성 임원의 비율을 보면 상호금융은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어 0%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이 11%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은행 7.8%, 카드사 7.4%, 대부업 5.1%, 손해보험사 4.7%, 증권사 2.4%, 저축은행 2.1% 순이었다. 

특히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 6월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여성 임원(사외이사·감사 포함)은 전체 임원 114명 가운데 8명(7%)에 불과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28명의 임원 가운데 여성 임원이 3명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은 31명 가운데 2명, 하나은행은 24명 가운데 2명, 우리은행은 31명 가운데 1명이다.

공공금융기관에서도 여성 임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무위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2019년 기준 9개 기관에 대해 고용현황과 성별격차 등을 조사한 결과 9개 기관 중 8곳에는 여성 임원이 전혀 없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만 여성 임원 2명이 있었으며, 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신용보증기금·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한국주택금융공사·서민금융진흥원 등 나머지 공공기관은 여성 임원이 없었다.

또 이들 9개 금융공공기관의 남성대비 여성의 임금격차는 71.3% 수준이었다. 

임금 격차가 나는 것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근속년수가 짧고 고위직 비율이 적기 때문이다. 여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년수는 9.5년으로 14.4년인 남성 보다 5년 가까이 짧았으며, 3급 이상 고위직급 여성 비율도 전체 6012명 중 899명으로 14.9%에 그쳤다.

기관별 임금 격차를 보면 예금보험공사가 61.1%로 가장 컸으며, 이어 산업은행 65%, 한국주택금융공사 68%, 기업은행 71% 한국예탁결제원 73%, 한국자산관리공사 74%, 신용보증기금 75%, 금융감독원 76%, 서민금융진흥원 79.1% 순이었다.

배 의원은 “이번 조사결과는 공공기관에서도 여성의 노동을 저평가하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부수적으로 여기는 사회현상이 드러난 결과다”며 “고위직급에 여성비율을 높일 수 있는 관리직 여성비율 목표제, 여성임원할당제 도입 등의 관련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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