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규제가 집중된 아파트를 피해 부동산 자금이 다세대·연립주택으로 몰리고 있다. 매년 감소하던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올해 들어 대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7월 말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이 시행되면서 서울 전세 시장에서 아파트 비중이 줄고 대신 빌라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도 늘었다. 임대차 2법 시행 당시 우려됐던 ‘전세 가뭄’ 현상이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임대차 2법 시행 직후인 8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는 총 1만5796건으로 전체 전세 건수(3만6715건)의 43%에 달했다. 아파트 전세가 전체 전세 건수의 50%를 차지했던 지난해 8∼10월보다 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 및 연립의 전세 비중은 지난해 27%에서 33%로, 단독·다가구는 23%에서 24%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아파트 전세가 급감하고 드물게 나온 전세 물건은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차선책으로 빌라 전세를 구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 소멸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정감사에서 “(전세) 시장이 안정화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도별로 보면 2017~2019년은 연간 거래량이 28만8125건, 23만7713건, 20만6810건 등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8월 현재까지 17만6223건으로 작년 수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17 대책에 따라 3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다세대·빌라 투자로 대거 눈을 돌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6·17 대책에 따라 전세대출을 받은 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면 기존 전세대출이 즉시 회수된다. 전세대출을 활용한 ‘갭투자’를 막기 위한 조치다.
올해 국내 빌라 중 최고가 거래 1~3위는 서울 용산구의 고급 빌라들이 차지했다. 최고가 거래는 서울 용산구 ‘제이하우스’ 전용면적 228㎡로 46억원에 실거래 됐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리버빌A 전용 242㎡(45억원), 한남리버빌B 전용 236㎡(38억원)가 뒤를 이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규제가 아파트로 쏠려 있다보니, 빌라가 아파트 대안으로 각광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단 입지가 가장 중요한 만큼 현재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빠져 나올 때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