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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소병해·이학수·최지성...이건희 회장의 남자들 7인방

2020-10-25 16:03 |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이건희 회장이 취임한 1987년부터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까지 27년 동안 옆자리를 지켰던 이 회장의 남자들 7명이 회자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비서실은 1959년 이병철 선대 회장의 지시로 만들어졌으며. 1998년 구조조정본부, 2006년 전략기획실, 2010년 미래전략실로 이름이 바뀌어왔다. 

이건희 회장(오른쪽)이 CES2010에서 최지성 전 실장(당시 사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회장의 마지막 비서실장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이었다. 2012년 6월, 삼성그룹은 때 아닌 인사발표를 한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미래전략실장으로 발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재계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 실장은 재무통, 전략통과 같은 관리형 2인자가 아닌 실무형 2인자였기 때문이다. 최 실장은 2006년 보르도 TV를 내세워 소니를 제치고 삼성을 세계 TV 시장 1위 자리에 올렸고, 2011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애플을 추격하는 디딤돌을 만든 인물이다. 

인사 발표 당시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이러한 성과를 높이 사 최 실장을 전격 기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 실장은 강원도 삼척 출신으로 서울고등학교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와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입사 후 4년 만에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기획팀에 합류했고, 이건희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한 직후 비서실 전략1팀장을 지냈다. 

이후 1994년부터 삼성전자에서 반도체판매사업부장, 디스플레이 사업부장, 디자인센터장 겸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정보통신총괄 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2010년 1월에는 삼성전자 사장 자리에 올랐고, 그해 12월에는 부회장 자리를 꿰차는 등 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이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최 실장 이전 초대 미래전략실장을 맡은 인물은 김순택이다.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2년 제일합섬에 입사해 1978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에 발을 들였다. 이후 비서실에서 경영지도팀장, 비서팀장, 경영관리팀장, 비서실장 보좌역을 맡았다. 그러나 그는 건강 문제로 2년 만에 미래전략실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보다 앞서 이 회장의 곁을 지킨 비서실장은 이학수 전략기획실장이다. 그는 1997년 비서실장, 1998년 구조조정본부장, 2006년 전략기획실장을 거쳤다.  이 실장은 삼성 비자금 특검 이후 전략기획실이 2008년 해체되면서 삼성전자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후 2010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뒤 삼성을 떠났다. 

재계에서는 이 실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그를 삼성가의 최측근으로 꼽는다. 이 실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저가 발행한 혐의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지만 1년 만에 사면복권 됐다.

이 회장이 가장 처음 호흡을 맞춘 비서실장은 소병해였다. 1978년 비서실장을 처음 맡은 소 실장은 12년 동안 삼성그룹을 좌지우지했다는 평을 받는다. 소 실장은 이 회장이 취임 후 3년간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채 은둔하던 시절 삼성그룹을 실질적으로 경영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선대 회장의 삼년상을 마친 1990년 12월 소 실장을 경질하고 그 자리에 이수완 비서실장을 앉혔다. 하지만 이 실장도 한 달 만에 쫓아냈다. 비서실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조치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후 1993년 이수빈 비서실장이 바통을 넘겨받는다. 이 실장은 1993년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에 '질 경영도 좋지만, 양도 중요하다'고 반박했다가 그해 10월 비서실을 떠났다. 그는 2002∼2019년 삼성생명보험 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삼성경제연구소 회장을 맡고 있다.

이 실장이 떠난 자리에는 감사원 출신 현명관 비서실장이 자리했다. 삼성 공채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현 실장은 "삼성그룹 내 뿌리가 없어 이 회장의 신경영 개혁을 해나갈 수 있었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현 실장은 삼성을 떠난 뒤에는 2013∼2016년 한국마사회 회장을 지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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