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이 내달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ITC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제출한 의견서./ 사진=ITC홈페이지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이 내달 예정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ITC의 최종 판결에 대해 기존 예비판결을 지지하는 의견을 냈다.
OUII는 또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이 회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를 무기한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OUII의 의견이 예비판결 때부터 이어진 편향된 의견이며 ITC에서도 이 사실을 알고 있어 의미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ITC 소속 OUII는 I"TC의 예비판결에 대웅제약이 제기한 이의 신청에 반대한다"며 이런 내용이 담긴 공식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OUII는 ITC 산하 조직이자 공공 이익을 대변하는 독립적 기관으로서 소송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ITC는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했다고 판단하고, 나보타의 10년 수입 금지를 권고하는 예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후 대웅제약이 예비판결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고 ITC는 재검토에 착수하자 OUII는 이러한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OUII는 의견서에서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보툴리눔 균주를 찾는 게 매우 어려웠다는 점이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언급한 뒤 "대웅제약을 대변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권 침해보다는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더 큰 공익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했다는 최종 판결이 나면 해당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명령은 무기한 효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웅제약 측은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보툴리눔 균주를 찾기 어려워 도용했다는 OUII의 주장이 이미 깨진 가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웅제약은 이미 지난 9월 이의신청 당시 미국에서 메디톡스의 균주와 동일한 보툴리눔 균주(홀 에이 하이퍼 균주)를 구매함으로써 쉽게 균주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가 자신들의 균주는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이게 ITC 예비판결에 받아들여졌지만, 지난번에 우리가 직접 균주를 미국에서 구입해 ITC에 제출하면서 이 주장은 완전히 깨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OUII가 의견서에 담은 주장은 예비판결 때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ITC에서는 이 주장까지 포함해 재검토한다고 결정했다"며 "편향적 의견이라는 사실을 ITC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만큼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이른바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둘러싸고 2016년부터 갈등을 빚고 있다. 보톡스는 미간주름 개선 등 미용성형 시술에 쓰이는 바이오의약품의 일종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문서 등을 훔쳐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웅제약을 상대로 국내외에서 민·형사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해 1월에는 ITC에 대웅제약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공식 제소한 뒤 결과를 기다려왔다.
ITC는 지난 7월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주는 예비판결을 내렸다가 대웅제약의 이의 신청에 따라 재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최종판결은 내달 19일(현지시간) 내려진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