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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서훈 실장에 “얼빠진 나발” ‘대남 비난’ 재개

2020-10-29 10:14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미국 방문과 이후 기자회견 발언을 문제 삼아 “얼빠진 나발”이라며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동서남북도 모르고 돌아치다가는 한치의 앞길도 없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싣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란 자가 비밀리에 미국을 방문했다”며 “최근 삐걱거리는 한미동맹 불화설로 심기가 불편해진 상전의 비위를 맞추느라 별의별 노죽(아첨)을 다 부리였다”고 말했다.

또 “서 실장이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는 단순히 남북만의 관계라고 할 수 없다. 미국 등 주변국과 협의해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며 “도대체 제정신 있는 소리인가. 북남 관계는 북과 남 사이에 풀어야 할 우리 민족 내부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북남관계 문제에 수십년동안이나 몸담아왔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북남 사이의 모든 문제를 푸는 근본 열쇠가 우리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는데 있다는 것을 과연 모른단 말인가”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노동당 창건일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가해 연설하면서 오른손을 높이 들고 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특히 통신은 “신성한 북남 관계를 국제관계의 종속물로 격하시킨 이번 망언은 본질에 있어서 민족 자주를 근본 핵으로 명시한 역사적인 6.15북남공동선언과 그 실천 강령인 10.4선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남조선 당국의 공공연한 부정이고, 배신이며, 노골적인 우롱이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북남관계를 망쳐놓고 있는 장본인에게 도와달라고 청탁하는 것은 집안 가산을 풍지박산 낸 강도에게 수습해달라고 손을 내미는 격의 어리석은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조선중앙통신 기사는 남북관계에 있어 대미 자율성 확보를 요구해온 북한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기는 하다”면서 “다만 그동안 자제해오다가 오늘 다소 수위가 높은 대남 비난을 재개한 것은 코앞에 닥친 미국 대선 이후를 대비해 우리 정부의 향후 대미 정책 방향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실상 대북 접촉과 대화의 핵심 당사자인 서훈 안보실장을 겨냥해 노골적인 비난과 경고를 보낸 것은 미 대선 이후 들어설 신정부(트럼프 재선 포함)에 대해 당당하게 처신해 남북관계의 자율성을 확보하지 않는 한 남북관계 복원은 기대하지 말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남조선당국의 공공연한 부정이고 배신이라며 남북정상선언까지 거론한 것은 합의 이행에 여전히 관심이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만 합의 이행을 위한 조건으로서 자주적 남북관계 설정, 대미 자율성 확보를 재강조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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