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과천 지식정보타운 '과천 르센토 데시앙'의 분양이 본격화된 가운데 시공사인 태영건선의 주택브랜드 '데시앙'이 날벼락을 맞았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3위인 태영건설이 시공하는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 것이다. 올해 20위권 내 건설사 중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건설사는 태영건설이 유일하다.
태영건설과 데시앙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분양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2일 태영건설에 따르면, 경기도는 최근 태영건설에 지난달 30일부터 2021년 1월29일까지 토목건축사업 영업정지 처분을 통보했다. 사유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중대재해 발생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의 영업정지 요청에 따라 경기도가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다.
경기도지사는 태영건설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조치를 소홀히 해 2017년 12월 16일 경기 김포 운양동 도시형생활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2명이 질식사했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조사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시공중인 김포시 공사현장에서 갈탄 연기에 일용직 근로자 두명이 질식사했다. 해당 사고는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굳히기)을 위해 갈탄을 피우는 과정에서 관리 소홀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10월 7일부터 하청업체에 고용돼 공사현장서 일해 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탄을 교체할 때 공사 현장에는 감독관 등 아무도 없었다.
통상 건설현장에서는 동절기에 콘크리트 보온 양생작업으로 갈탄을 태우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공기 중 농도를 높여 질식 위험성을 높인다.
안전보건공단은 이같은 질식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밀폐공간작업 시 안전 작업 절차를 규정해 놓고 있다. 핵심은 밀폐공간 작업 시 감시인을 배치하고 밀폐 공간 내부 근로자와의 연락유지를 위해 연락체제를 구축하고, 작업 전후 출입인원을 점검하는 것이다.
하지만 태영건설이 시공하는 김포 현장에서는 작업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가 현장 감시인에게 연락하지 않고 119에 신고한 것만 봐도 충분히 그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도 남는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재판중인 만큼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더 이상 답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인명사고로 이어진 중대재해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행정처분에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사망자가 하청업체 노동자이지만 원청인 태영건설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는 경기도 판단에 태영건설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수원지방법원은 태영건설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 결정했다. 법원은 경기도 행정처분의 집행을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그 집행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판결이 그 이전에 확정될 경우에는 그 확정일까지 정지한다.
올해 산업재해로 인해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건설사는 태영건설 유일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2020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20위권 내 건설사 중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건설사는 태영건설 뿐이다. 태영건설 안전불감증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태영건설 행정처분 취소소송 '꼼수'?…"영업에는 지장없어"
"해당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판결 시까지 현재 진행 중인 영업활동에는 지장이 없습니다.”(태영건설 관계자)
전문가들은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회피를 위해 소송으로 영업정지효력 시간을 버는 일이 비일비재한 만큼 이를 제지할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통상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영업정지처분이 떨어지면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다. 이같은 소송이 진행될 경우 해당 건설사는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의 2~3년동안 영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기본법 제14조제1항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건설업자에 대한 영업정지처분 또는 등록말소처분이 있는 때에는 그 처분의 내용에 따라 당연히 '그 처분의 효력이 있는 때로부터' 영업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행정청의 처분으로 인해 현재 진행중인 사업장이 공사를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계약의 상대방인 발주자·수급인에게 예측하지 못한 손해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건설사 입장의 경우 행정처분을 받아도 취소소송만 제기하면 영업활동에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처분에 순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행정청의 영업정지처분이 떨어지면 취소소송부터 건다"며 "다수 사업장에서 발생했더라도 모두 소송을 걸고 그 기간 동안 사업영향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이같이 대응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취소소송이 진행되면서 법률적 공방이 이어지고, 그 가운데 행정처분에 대한 내용도 줄어들어 과태료로 그칠 것"이라면서 "단 건설사 주택 브랜드 이지미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건설 현장 전경.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사진=미디어펜
◆'과천 르센토 데시앙' 청약 일정 앞두고…주택브랜드 치명타
태영건설은 지난해부터 주택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주택브랜드 '데시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브랜드 강화를 위해 최근 입지적으로 호평받는 '과천 르센토 데시앙'을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관급공사 물량이 급감하며 주택브랜드 '데시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과천 지식정보타운은 랜드마크 단지로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욕심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과천 르센토 데시앙이 '데시앙' 주택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입지 좋은 전략적 단지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만큼 수요자들의 신뢰도 하락은 물론 '데시앙'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영향이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수요자들도 좋은 조건의 단지임에도 태영건설에 대한 불신으로 청약 접수를 꺼려할 가능성도 나오는 것이다. 예비 청약자들의 경우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건설사 단지에 청약을 넣는 만큼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랜드 훼손에 따른 집값 하락, 시공 중단 등 재산적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태영건설은 오는 3일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과천 데시앙 르센토' 청약 1순위를 시작으로 본격 청약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과천 르센토 데시앙은 2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일 1순위, 4일 2순위 신청을 받는다. 당첨자발표일은 다음달 11일이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