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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깜짝 실적에도 금융당국 ‘배당 자제’ 권고에 고민

2020-11-02 11:31 | 이동은 기자 | deun_lee@naver.com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 상황에서도 3분기 ‘깜짝 실적’을 거두면서 배당을 늘릴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저평가된 주가 방어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배당 자제를 권고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5대금융지주 본사 전경./사진=각 사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코로나19, 저금리기조 등 불확실한 환경속에서도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 위기 상황에서도 대출이 증가하고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하면서 이들의 배당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지주들도 주주들을 달래고 주가 부양을 위해 배당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금융지주들의 주가는 올해 초 보다 10~30% 떨어졌다. 특히 신한금융은 올 초 4만2600원에서 이날 3만1850원까지 떨어졌으며, 하나금융도 3만6450원에서 3만1650원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배당 자제를 권고하면서 금융지주들은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실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월 코로나19 관련 위기대응 회의에서 금융회사들에 성과급·배당급 지급 자제를 권고했다. 

윤 원장은 “해외 감독당국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에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성과급 지급 중단을 권고하고 글로벌 은행들이 동참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들도 해외사례를 참고해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하고 실물경제에 대한 원활한 자금공급 역량이 유지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또 하나금융이 지난 7월 실시한 중간배당에 대해선 “배당은 경영 의사결정이긴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지주사들도 배당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실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환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해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배당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적어도 작년 수준의 배당 성향은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간배당 요구도 많은데,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사항이다”며 “향후 배당 성향을 30%까지 높이는 목표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반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하나금융도 컨퍼런스콜에서 “주가 가치의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분기배당을 시행하기 어렵지만 향후 탄력적 자본정책으로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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