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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노조지부장 만나 "신산업 시대 격변, 노사 화합 필요"

2020-11-03 09:54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그룹 내 노동조합 핵심 조직인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를 이끄는 이상수 지부장 등 지도부를 만났다. 지난달 14일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직후 있었던 노조 측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여 발전적 노사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룹 총수가 개별 계열사 노조 지도부와 자리를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정의선 회장이 중도 실용 노선으로 변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차 노조의 움직임을 중시하고, 산업 격변기를 함께 헤쳐 나갈 파트너로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3일 현대차그룹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 등 현대차 경영진은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 영빈관에서 노조 지부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발전적 노사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지난 10월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종료 후 (왼쪽부터)공영운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기아차 송호성 사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이 있었던 날로, 문 대통령 수행을 위해 울산공장에 내려간 정 회장 등 경영진이 행사 직후 노조 지도부와의 회동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 외에 현대차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장재훈 부사장 등이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등과 마주했다.

이 지부장은 이날 자리를 마련해준 정의선 회장 등에게 감사인사를 전했으며, 1시간 반가량 이어진 오찬자리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격의 없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산업 격변기에 노사의 협력 방안 및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의선 회장은 "노사관계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직원들의 만족이 회사발전과 일치될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가자"고 당부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어 "전기차로 인한 신산업 시대에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 변화에 앞서나갈 수 있도록 합심해 새롭게 해보자. 회장으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 현장 동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사간의 단체협약은 중요한 것"이라며 "조합원 고용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방안을 노사가 함께찾자"는 제안도 건넸다.

이상수 지부장은 "품질문제에 있어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현대차 발전의 원천인 울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4차 산업과 모빌리티사업에 편성되는 신사업을 울산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전기차로 인한 PT(엔진 등 구동계)부문 사업재편이 불가피한 가운데 전기차에 필요한 대체산업을 외부 생산이 아닌 울산공장 안에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합원들이 회사에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올해 조합원들은 코로나를 극복하며 회사 발전에 적극 기여했다. 5만 조합원들에 대한 사기진작과 투자도 중요하다. 내년 교섭에서 회사의 화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대차 경영진과 노조 지부장 간의 면담은 회사의 미래발전을 위해 노사가 적극 소통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과거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회사의 미래 지속 성장과 협력사와의 동반생존을 강조하고 있는 노조의 발전적 변화에 주목하고,새로운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임금협상에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현대차 노사는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했다. 매년 임금협상 과정에서 반복됐던 파업도 한 차례 없이 2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이끌어 냈기도 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국내 사회,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고 글로벌 경제 침체로 당면한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노사는 임금협상 타결과 함께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했다.

선언문은 △국내 공장 미래 경쟁력 확보와 재직자 고용안정 △전동차 확대 등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 대응 △미래산업 변화에 대비한 직무 전환 프로그램 운영 △고객·국민과 함께하는 노사관계 실현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부품 협력사 상생 지원 △품질향상을 통한 노사 고객 만족 실현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현대차 노사는 이 선언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그룹 차원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사가 고객을 위한 '품질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 역시 업계의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 경북 칠곡 출고센터와 서울 남부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품질을 점검한 뒤 '품질 향상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있다'는 단순하지만 노조 입장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논리를 현대차 노조가 스스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에서 현대차 노사 관계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는 코로나 발발 초기부터 노사가 힘을 합쳐 사내 예방 활동은 물론 지역사회와 부품협력업체도 지원하는 공동활동에 나섰다"며 "노사가 함께 미래 자동차산업 변화에 대응하고, 고용안정과 부품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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