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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3분기 선방했지만 앞으로가 문제"

2020-11-03 14:04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 시장의 예상을 깨고 ‘깜짝실적’을 발표했지만 앞으로의 실적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연체 등 부실대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등이 수익성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국내 5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사진=각 사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들이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올해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불확실한 환경속에서도 깜짝 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666억원, 1조1447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나금융도 당초 시장의 기대치(64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75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NH농협금융(5505억원)도 전년동기대비(1540억원) 38.8% 성장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3분기 당기순이익은 479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소폭 줄었지만,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적립이 많았던 2분기에 비해서는 238% 성장했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실적을 견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출이자와 증권사 수수료 이익이 자리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등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부동산과 주식거래가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이자 이익과 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3분기를 고점으로 당장 4분기부터는 낙관적인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분위기다. 금융지주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역설적으로 대출이자 수수료와 증권사 수수료로 성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연체 등 대출부실 등의 우려와 함께 이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등이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6일 은행장들과 만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윤 원장은 “향후 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손실 흡수능력을 유지하면서 신성장 산업에 대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부실 가능성 등 앞으로의 금융환경이 녹록치 않아 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3분기를 고점으로 향후 실적전망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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