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서울 아파트 청약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대안 주거상품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청약 가점 등의 제약 때문에 당첨 자격조차 갖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의 견본주택에서 수요자들이 분양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사진=미디어펜
3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월 양천구 신월동에서 분양한 ‘신목동 파라곤’에서 청약만점자 (84점)가 나왔다. 지난 5월 동작구 흑석동에서 분양한 ‘흑석 리버파크 자이’ 에 이어, 올해 서울에서만 2번째다.
청약 당첨자 평균가점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 8월 강남구 역삼동에서 분양한 ‘대치 푸르지오 써밋’ 11개 타입의 당첨자 평균가점은 65.9점이었다. 평범한 30대 수요자들에게는 너무 높은 수치라는 평가다. 결혼을 만 30세에 했다고 가정하면 4인 가족인 39세 수요자 기준으로 입주자 저축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 부양가족 수 3명(20점), 무주택기간 9년 이상(20점) 등 합계 57점을 겨우 만들어볼 수 있지만, 이 단지의 최저 당첨가점인 59점에는 미치지 못한다.
향후 ‘청약장벽’이 더욱 높아 질 것이라는 시장의 목소리다. 서울 신규 분양물량 감소가 예견된 만큼, 수요가 공급량을 웃도는 현 시장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 주택건설인허가실적은 2017년 11만3131건에서 2018년 6만5751건, 2019년 6만2272건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29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서울 내 공급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분양성수기인 9월임에도, 청약접수를 진행한 일반분양 물량은 28일 기준 총 183가구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간에 추석연휴 기간이었음에도 약 4배에 달하는 일반분양 총 793가구가 청약접수를 진행했던 것과 크게 대조된다.
이에 따라, 청약 가점 등의 제약 때문에 당첨 자격조차 갖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틈새 주거상품으로 관심을 돌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서울 중구에서 분양한 도시형생활주택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1단지’ 는 총 208가구 공급에 4125건의 청약접수가 몰려, 19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만19세 이상이면 지역이나 청약통장 유무와 관계없이 청약을 접수할 수 있어, 당첨 기회의 폭이 넓다. 또한 의무거주기간이 없이 소유권 이전 등기 후 매매가 가능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이른바 ‘반값아파트’ 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감은 높아진 반면, 각 건설사들은 수익성 악화로 인해 섣불리 분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맞지 않아, 주택 청약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한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대체 주거상품으로 몰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강남을 중심으로 다수의 대체 주거상품이 연내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지엘스포월드 PFV는 강남구에서 ‘원에디션 강남’ 을 오는 12월 분양할 예정이다. 과거 스포월드 자리에 들어서는 하이엔드 주거복합단지로, 도시형생활주택 전용 26 ~ 49㎡ 총 234가구와 오피스텔 전용 43 ~ 82㎡ 총 25실, 근린생활시설·운동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자산신탁은 서초구 반포동에서 ‘알루어 반포’ 를 분양 중이다. 지하 1층 ~ 지상 12층 규모로, 도시형 생활주택 전용 26 ~ 30㎡ 16가구 및 오피스텔 전용 33 ~ 39㎡ 28실 등 소형 면적으로만 구성된다.
이에스웰리지도 송파구에서 ‘잠실역 웰리지 라테라스’ 를 분양하고 있다. 지하 4층 ~ 지상 20층 1개동 규모의 오피스텔 전용 21 ~ 29㎡ 총367실로 계획됐다. 시공은 은성건설과 은성산업이 맡는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