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2028년부터 2035년까지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확정했다. 다만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주택자가 보유한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의 재산세율은 3년간 인하해주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는 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과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세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재산세 부담 완화방안'을 발표했다.
항공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우선 부동산 공시가격은 시세의 90%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현실화될 예정이다.
올해 기준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은 토지(표준지)는 65.5%, 단독주택(표준주택)은 53.6%, 공동주택은 69.0% 수준으로, 내년부터 모두 공시가격을 현실화율이 90%가 될 때까지 꾸준히 올리게 된다. 단, 목표 달성 시점은 유형별·가격대별로 달라진다.
현실화율은 평균적으로 연간 약 3%포인트씩 제고된다. 현재 현실화율 수준이 유형별·가격대별로 각기 다르기 때문에 공동주택은 가격대별로 5~10년, 단독주택은 7~15년, 토지는 8년에 걸쳐 현실화 목표를 달성한다.
주택은 시세 9억원을 기준으로 현실화율이 올라가는 양상이 다소 차이가 있다. 9억원 미만 주택은 초기 3년간 일정 수준의 중간 목표(현실화율)에 도달하도록 완만하게 공시가격을 올리고 이후 목표치까지 끌어올리게 한다.
초기 3년간은 현실화율 인상폭을 1%포인트로 줄여 초기 충격을 줄인 다음 3%포인트씩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9억원 미만 주택의 현실화율은 공동주택이 68.1%, 단독주택은 52.4%로, 이를 3년 뒤인 2023년에는 공동주택은 70%, 단독주택은 55%로 모두 맞추게 된다.
이후엔 매년 3%포인트씩 균등한 폭으로 현실화율을 끌어올려 90%에 이르게 한다.
9억원 이상 주택은 바로 목표한 현실화율을 향해 균등하게 상승시킨다. 공동주택은 9억원 이상은 모두 연 3%포인트씩 올리지만 단독주택은 9억~15억원은 연간 3.6%포인트 오르고, 15억원 이상은 연간 4.5%포인트 상승해 그래프의 기울기가 다소 다르다.
이 속도로 공시가격을 올리게 되면 9억원 미만 공동주택은 현실화율이 2030년 90%에 도달한다.
9억~15억원은 2027년, 15억원 이상 공동주택은 2025년에 현실화율 90%에 이른다.
단독주택은 9억원 미만 주택은 2035년 현실화율이 90%가 되고 9억~15억원 주택은 2030년, 15억원 이상은 2027년까지 현실화율 90% 목표를 맞춘다.
토지의 경우 현실화율을 연간 3%포인트씩 올려 2028년까지 90%에 도달한다.
국토부는 현실화율이 현저히 낮은 부동산의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연도별 제고 상한은 평균 제고분의 2배인 6%포인트로 설정하기로 결정했다. 현실화에 따른 공시가격 변동은 공동주택 연 3~4%, 단독주택 3~7%, 토지 3~4% 수준이 될 전망이다.
시세 9억원 미만 주택의 경우 초기 3년간은 연간 1~1.5% 수준으로 상승하지만, 단독주택 중 시세 9억원 이상인 주택은 연간 4~7% 수준으로 공시가격 상승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은 2021년도 공시가격 산정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부는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공시가격 6억원 미만 주택에 대해선 3년간 재산세율을 0.05%포인트 인하해주기로 했다.
당정은 그동안 재산세율 인하 가격 구간을 9억원 이하와 6억원 이하 중 어느 것으로 할지 격론을 벌였고, 그 결과 6억원 이하 주택으로 정했다.
이에 공시가격 1억원 이하는 최대 3만원, 1억~2억5000만원은 3만~7만5000원, 2억5000만~5억원은 7만5000~15만원, 5억~6억원은 15만~18만원이 감면되는 것이다.
감면율은 22.2~50%다.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은 금액 자체는 적지만 50%의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초과 누진과세의 특성상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감면율은 낮아진다.
행안부는 1주택자 대부분이 이번 세율 인하를 통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부과된 재산세를 기준으로 보면 1인 1주택 1086만가구 중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인 1인 1주택은 94.8%(1030만가구)에 달한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행안부는 이를 통해 연간 4785억원, 3년간 약 1조4400억원의 세제 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율 인하는 내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적용하고, 이후 주택시장 변동상황과 공시가격 현실화 효과 등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인하된 세율은 내년 재산세 부과분부터 적용한다. 과세 기준일은 6월 1일이다.
행안부는 이를 위해 정기국회에서 지방세법 개정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