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세종시 집값이 또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15일 국회 등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충청 지역을 찾아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충북 괴산군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에 참석해 “서울은 중장기적으로 동아시아 경제·금융 문화중심으로 발전시키고 세종시는 국회의 완전이전을 목표로 단계적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곧 국민 앞에 상세히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이 국회 완전 이전 계획이 추진되자 세종시 아파트 호가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 8월 14억15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새롬동 ‘새뜸마을 11단지’ 전용 98㎡ 호가가 15억원대로 뛰었다. 7월 11억원에 거래된 이 단지 전용 84㎡ 주택형 호가도 13억원까지 상승했다.
아파트값도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이후 12개월째 오름세를 타고 있다. 세종의 전년 말 대비 집값 상승률은 지난주까지 39.57%로 집계돼 19.82% 상승해 2위를 기록한 경기 수원 팔달구와 비교해도 격차가 컸다.
11월 둘째주 기준 세종시 주간 변동률은 0.25%로 지난주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다. 올해 누적 변동률은 총 39.18%(1월 1일~11월 2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한국감정원은 "기관 이전 추가 검토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조치원읍 구축과 행복도시 내 고운·도담·보람동 위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집값 상승을 따져보면 분양가 대비 세 배 오른 곳도 적지 않다. 세종시 새롬동 더샵힐스테이트(M4블록) 전용 84㎡는 지난 6월 실거래가 9억3000만원에 손바뀜됐으며 현재 호가 12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2014년 3억원에 공급된 아파트인데 작년부터 시세가 급등하더니 분양가(3억원) 대비 세 배가량 상승했다.
또한 세종시의 청약 시장도 뜨거워지고 있다. 세종 고운동(1-1생활권) M8블록에 들어서는 ‘한림풀에버’에는 지난 3일 2만5910명이 1순위 청약을 해 평균 5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나성동 주상복합 아파트인 ‘세종 리더스포레’에서 최근 나온 한 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약 25만명이 접수해 인터넷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세종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지구로 분양가격이 주변 아파트 시세의 60% 수준으로 낮게 책정됐다. ‘세종 한림풀에버’ 전용 103㎡ 분양가는 4억5000만원으로 인근 ‘세종우남퍼스티빌’ 전용 107㎡(8억원) 보다 3억5000만원 저렴해 당첨이 되면 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세종에는 내년까지 4600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는 12월 산울동 6-3생활권 M2블록에 공공분양 995가구가 예정돼 있다. 내년에는 산울동 6-3생활권에서 H2블록(770가구), H3블록(580가구) 등 총 14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인근 L1블록(1350가구) 분양도 예정돼 있다.
이같이 세종 지역 아파트값이 연일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오르는 가운데 행정수도 이전에 이어 수도권 기업 유치까지 논의되면서, 불쏘시개 역할하는 것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행정수도 이전 주장이 나온 뒤 세종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정부와 여당은 집값 상승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으로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효과는 단기적으로 있을 수 있으나, 현재와 같은 부작용이 지속될 경우 또 다른 대책으로 땜질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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