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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노조추천이사제 올해도 안갯속 전망

2020-11-18 13:36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KB금융지주 본사 전경./사진=KB금융지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추진하는 노조추천이사제가 올해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 연내 금융권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KB금융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좌초되면 다른 은행 및 공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내년 초 도입을 목표로 하는 IBK기업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우리사주조합에서 추천한 윤순진‧류영재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우리사주조합이 KB금융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위해 추천한 인사다.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017년 하승수 변호사 추천을 시작으로 매해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웠으나, 선임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업계는 외국인 주주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계 의결권 자문사들의 벽에 부딪혀, 이번에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최대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 등은 “국내 금융사 가운데 ESG 경영과 관련해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측이 제안한 ESG 전문가가 부재하더라도 회사의 성과와 주주환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들 자문사의 사외이사 선임 반대 권고는 KB금융 지분율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국민연금도 ‘사외이사 선임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표를 던지기로 해, 무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B금융의 우리사주조합 추천 이사제가 좌초될 경우 금융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초 도입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행의 행보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지난 1월 “은행은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한다”는 노사 합의가 이뤄져 긍정적인 분위기인 데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은행장이 제청해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는 만큼, 정부 의지에 따라 도입 가능성도 높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은행은 사외이사 4명 가운데 김정훈, 이승재 사외이사가 각각 내년 2월과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사 합의를 통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냈음에도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노조 개입에 따른 경영권 침해 등 우려도 큰 만큼, 도입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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