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가 반격하며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두산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 2020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플렉센의 호투와 김재호·페르난데스의 홈런을 앞세워 5-4로 이겼다. NC의 막판 맹추격에 진땀을 흘리기는 했지만 2차전을 잡은 두산은 1승1패로 균형을 이뤘다.
이제 두 팀은 19일 하루 휴식을 가진 후 20일부터 두산 홈경기로 3~4차전을 벌인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두산의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는 플렉센이 이날도 혼신의 역투를 했다. 6이닝을 책임지며 5개의 안타와 사사구 5개(볼넷 3개, 사구 2개)로 적잖은 주자를 내보냈으나 실점은 1점으로 막았다. 플렉센의 위기 관리 능력도 있었지만 NC 타자들의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해 병살 플레이가 속출하는 등 운도 따른 편이었다.
두산이 2회초 먼저 2점을 내며 앞서갔다. 선두타자 김재호의 볼넷과 페르난데스의 안타로 무사 1, 2 기회를 잡았다. 오재일이 삼진으로 물러나 1아웃이 된 후 박건우가 친 3루 땅볼이 느리게 굴러가 내야안타가 됐다. 3루수 박석민의 송구 실책이 겹치며 2루주자 김재호가 홈까지 내달려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허경민의 유격수 땅볼 타점으로 2-0을 만들었다.
NC가 2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사 후 박석민이 실책을 만회하는 2루타를 친 다음 노진혁의 사구, 권희동의 적시타가 이어져 한 점을 만회했다. 알테어가 볼넷을 얻어 1사 만루의 기회가 이어진 NC. 그러나 강진성이 친 잘 맞은 강습 타구가 3루수 허경민에게 걸리며 병살타가 되면서 동점 내지 역전 기회가 날아갔다.
두산은 4회초 김재호가 NC 선발 구창모로부터 솔로홈런을 터뜨려 3-1로 점수 차를 벌렸다.
그리고 4회말 수비에서 두산은 우익수 박건우의 레이저 홈 송구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플렉센이 안타와 볼넷, 사구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린 상황. 알테어가 우익수 쪽 플라이를 쳤다. 아주 깊숙하지는 않았지만 3루 주자 양의지가 태그업해 충분히 득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여기서 박건우의 송구가 원바운드로 정확하게 포수 박세혁의 미트로 향했고, 홈에서 양의지를 태그아웃 시켰다.
NC 공격에서의 불운은 계속됐다. 5회말 1사 1루에서 이명기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로 걸리며 미리 스타트를 끊었던 1루주자 박민우까지 아웃됐다. 이명기는 1회초에도 무사 1루에서 친 안타성 타구가 3루수 직선타로 잡히며 병살 플레이를 당한 바 있다.
6회말에는 1사 2루에서 박석민이 친 투수쪽 강습 타구가 플렉센의 몸에 맞고 1루수 플라이 아웃되며 스타트를 끊었던 2루주자 양의지가 또 더블 아웃되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NC가 찬스를 거듭 놓치자 두산이 경기 막판 달아났다. 8회초 2사 2루에서 김재호가 적시타를 쳐 4-1로 달아나는 귀중한 타점을 올렸다. 9회초에는 타격부진으로 7번타자로 강등된 페르난데스가 NC 5번째 투수로 등판한 문경찬을 솔로홈런으로 두들겼다.
5-1로 벌어져 두산의 편안한 승리로 끝나는가 했던 경기가 9회말 NC 마지막 공격에서 요동쳤다. 4점 차 리드 속 마운드에 오른 두산 마무리투수 이영하가 흔들리자 NC 타선이 매섭게 몰아붙였다.
선두타자 양의지가 고척돔 천장을 맞히는 2루타를 쳐 NC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박석민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다음 노진혁의 안타, 권희동의 볼넷으로 1사 만루가 채워졌다. 알테어의 우전 적시타로 한 점, 강진성의 좌전 적시타로 두 점을 뽑아냈다. 5-4, 한 점 차로 좁혀지고 1사 1, 2루 찬스가 계속됐다.
두산은 하는 수 없이 이영하를 강판시키고 김민규를 긴급 구원 투입했다. 김민규가 달아올랐던 NC의 추격 불꽃을 꺼트렸다. 까다로운 타자 박민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다음 이명기를 1루 땅볼 처리하며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두산에서는 김재호가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고, 페르난데스는 홈런 포함 2안타로 타격감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극심한 슬럼프로 8번타자로 밀려난 오재일이 2안타를 친 것도, 불펜투수들 가운데 이영하를 제외한 이현승, 박치국, 이승진, 김민규가 무실점 호투해준 것도 고무적이었다.
NC에서는 양의지가 2루타 두 방 포함 3안타로 친정팀에 강한 면모를 다시 보여줬으나 1차전 4안타 맹타를 휘둘렀던 나성범이 무안타 침묵하면서 공격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다. 선발 구창모는 6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하고도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