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토스증권이 올해 연말 출범과 동시에 주식중개 거래를 실시하면서 12년 만에 국내 증권업계 ‘판’을 뒤흔들 전망이다. 이미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페이증권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리테일 시장에 뛰어든다. KB증권·줌인터넷이 설립한 합작법인 프로젝트바닐라 역시 경쟁구도에 합류하면서 모바일 증권거래 고객을 늘리기 위한 업계의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내 토스증권 출범에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정례회의에서 토스준비법인의 증권업 본인가 최종 통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토스증권은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두 번째 ‘핀테크 증권사’가 됐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아직 개별 주식거래를 하고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토스증권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신규 증권사로서 고객들과 만나게 된다.
토스증권의 등장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식투자 열풍과 맞물려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금융업계에 불러왔던 파장을 예상하는 시선도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 주식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Robinhood) 역시 토스의 ‘레퍼런스’로 손꼽힌다. 가입자 약 1300만명의 로빈후드는 주로 20~30대 고객을 대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주당 가격이 비싼 종목을 소수점으로 매매할 수 있다든지,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토스 역시 20~30대 젊은 고객군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미 금융앱 토스(Toss)가 젊은 세대 사이에선 ‘필수앱’으로 자리 잡은 만큼 기존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활용해 빠른 성장세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로젝트 바닐라 역시 내년의 증권업계 경쟁구도를 치열하게 만들 법한 유망주다. 지난 9월 KB증권·줌인터넷이 설립한 합작법인인 프로젝트 바닐라는 간편투자플랫폼과 신기술 기반 기술금융 사업 등 ‘테크핀 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설립됐다. 지분구조는 줌인터넷이 51%, KB증권이 49%를 보유 중이다.
아울러 줌인터넷은 지난 17일 공시에서 약 31억원 규모의 엑스포넨셜자산운용 지분 90.8%(43만6000주)를 취득하는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자산운용사를 자회사로 편입한 것은 금융업, 특히 주식거래 중개분야 진출의 출사표나 다름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2020년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오히려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킨 한 해였다면, 내년인 2021년은 과거보다 더욱 커진 ‘판’에서 다양한 사업자들이 경쟁을 펼치는 구도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은 이미 오프라인 점포보다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안정화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다양한 사업자들이 경쟁하면 장기적으로 결국 투자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