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개최된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 모습./사진=KB금융지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추진하는 ‘노조추천이사제’가 올해도 좌초됐다.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017년부터 세 차례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기관들의 잇따른 ‘반대 권유’에 부딪혀 번번이 선임에는 실패해왔다.
올해는 KB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내다수 기관투자자들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내 의결권자문기구인 한국기업재배구조원(KCGS)도 반대 의견을 내면서 업계에선 KB금융 노조 측이 추진하는 이사제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 은행장의 연임 안건은 무난히 통과돼 윤 회장의 임기는 2023년 11월까지, 허 행장의 임기는 내년 말까지로 연장됐다.
20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제3호(윤순진 사외이사 선임안)과 제4호(류영재 사외이사 선임안) 안건이 부결됐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우리사주조합이 KB금융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인사다.
사외이사 선임 관련 두 안건은 각각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 찬성률은 3.48%, 2.86%다. 출석 주식수 대비 찬성률은 4.62%, 3.80%를 보였다.
우리사주조합은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 KB금융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등 지분율을 1.34%에서 1.73%로 늘렸다. 그러나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지배하는 최대 의결자문기구들의 반대 권고에 가로막혀 주총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주주총회 결과 제1호(윤종규 회장 사내이사 선임건)과 제2호(허인 국민은행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건)은 이날 주총에서 모두 통과됐다.
윤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각각 의결권 발행 총수 대비 찬성률 73.28%,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 97.32%로 통과됐다. 허 행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은 의결권 발행 총수 대비 찬성률 73.37%,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 97.45%를 보였다.
윤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핵심경쟁력을 기반으로 사업모델을 혁신하고,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겠다”면서 “ESG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확대함과 동시에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조직으로의 진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