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12개 자동차 회사를 보유한 공룡 기업 폭스바겐 그룹이 람보르기니와 두카티를 매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 그룹 CEO는 최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사의 이탈리아 부문 제조사 람보르기니·두카티를 분사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CEO가 직접 나서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에, 기업 재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이 매각을 시사한 람보르기니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슈퍼카 브랜드이며, 두카티 역시 이탈리아제 고급 바이크 제조사다.
두 기업은 폭스바겐 그룹의 이미지를 선도하는 기업이라, 이번 매각추진 건은 독일 현지에서도 비중 있게 연일 보도되고 있다.
폭스바겐의 몸집 줄이기는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 관리 차원과 향후 전동화 전략에 집중한다는 두 가지 세부 목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때마침 독일 정부가 30억 유로(약 4조원) 규모의 친환경차 지원 정책을 최근 발표하면서, 폭스바겐이 전기차 부문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의 이번 친환경차 정책 자금에 대부분은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지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정부의 지원금을 받기 위한 독일 내 제조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우디 e트론 전기차/사진=미디어펜 김상준 기자
한편 폭스바겐 그룹의 대표 격인 폭스바겐 브랜드는 전기차 부문에서 다소 뒤져졌다는 평가를 지속해서 받아왔다.
최근 들어서 전기차 신차를 꾸준하게 출시하고 있지만, 같은 독일계 제조사인 벤츠, BMW, 아우디 등이 다양한 전기차를 출시해 전동화 전략을 가동하는 것과는 다른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폭스바겐 그룹은 향후 5년간 730억 유로(약 96조)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전동화 전략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허버트 디에스 CEO는 자금의 대부분을 전기차 제작 및 자율주행 분야에 투자해 테슬라와의 전기차 대결에서 승리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자동차계의 공룡 기업 폭스바겐 그룹의 ‘전동화 박차’ 전략은 자동차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바겐 그룹이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 MEB를 활용해 세계 각지에 분포돼있는 자사 공장들에서 전기차를 제작한다면 빠른 속도로 전기차 분야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지금까지는 전기차 분야에서 뒤져진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가장 과감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제조업 기반의 강력한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전기차 분야의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