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나광호·이동은 기자]"네이버·카카오 등 금융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많은 자원과 압도적인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장은 23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개최된 미디어펜 주체 '2020 금융포럼-포스트 코로나 언택트 시대 한국금융의 미래'에서 "금융업과 비금융업을 동시에 영위하면서 다양한 플랫폼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특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소장은 "빅테크 기업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용자를 충분히 확보하는 등 비금융 사업에서 형성한 네트워크를 토대로 금융업으로 넘어가는 중"이라며 "엄격한 금융 규제로부터 상당부분 벗어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반면 기존 금융권은 은행이 홈쇼핑 채널을 런칭하지 못하는 등 은산분리 원칙을 적용받는 탓에 빅테크 기업을 따라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핀테크 육성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를 오히려 빅테크 기업이 활용하는 결과가 도출되는데 전체적인 금융산업이 활성화·강화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금융업계도 위기감을 느끼고 끊임없는 제도 개선을 요청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은행 역시 기존의 시스템을 바꿔서 플랫폼화 하는 등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3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개최된 미디어펜 주체 '2020 금융포럼-포스트 코로나 언택트 시대 한국금융의 미래'에서 (왼쪽부터)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장, 정유신 서강대 교수,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에 임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코로나 때문에 힘들거라고 예상했으나, 오히려 생명보험·손해보험 업체들의 실적 증가하는 추세"라면서도 "지난해 성적표가 하락했던 기저효과를 고려, 업황 개선을 점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험사는 종신보험 및 연금을 비롯한 상품을 많이 팔 수 있어야 하지만, 저금리 및 판매채널에 대한 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예대마진 위주로 영업하던 은행권이 수수료 기반으로 사업모델이 바뀌는 것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설파했다.
다만 "보험업은 장기상품이 많고 규모가 큰 보험료가 들어와야 한다는 점에서 모델변화가 쉽지 않을 뿐더러 상품 판매를 제외하면 사실상 다른 사업모델이 없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보험사가 먼저 보험료를 갖고 차후에 상환한다는 점에서 '쓸데없는 일'을 벌이다 이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규제 방향도 걸림돌"이라며 "미국은 건강보험을 취급하는 회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취급하는데 큰 문제가 없고, 중국도 우리와 다른 규제환경 하에서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신 서강대 교수는 "젊어지는 금융트렌드 속에서 금융사들이 밀레니엄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서 "금융산업의 경우 로얄티를 가진 젊은 고객들이 미래의 가치와 이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금융사들이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도 해야 한다"며 "금융사가 대기업의 사금고로 변하거나 금융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슬기로운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한 "보험산업이 너무 장기적으로, 주어진 시간에 따라 구조적인 상품만 출시하게 되면 향후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면서 "최근 건강검진 경우에도 기존의 6개월, 1년 단위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는 것과 같이 보험사도 IT 기술들을 활용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김견희 나광호 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