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백신 개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화이자,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AZ)가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으면서 3파전에 돌입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시험에서 평균 70%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면역 효과 95%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옥스퍼드대 백신도 투약 방법을 조절하면 면역 효과가 9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임상3상 단계에서 95%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이틀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모더나는 화이자의 최종발표 이틀 전 94.5%의 효과가 있다는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모더나의 최종결과 발표 시점은 다음달 중으로 예상되며 데이터분석 후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이자-모더나는 mRNA, 아스트라제네카는 바이러스 벡터 방식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은 모두 유전자의 일종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기반으로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체에 침투할 때 돌기같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하는데, 이 단백질이 인체 내 'ACE2'라는 수용체와 결합해야 비로소 감염이 시작된다. 이때 체내에선 스파이크 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식하고 면역 반응을 한다.
mRNA 백신은 이와 같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형성하는 유전자 정보를 체내에 주입하고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바이러스를 직접 주입하는 게 아니라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아스타라제네카의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지금까지 사용돼왔던 개발 방식이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항원(항체를 형성하도록 하는 단백성 물질)을 약한 감기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에 끼워 개발한 것으로 체내에 직접 주입해 면역 항체가 생기도록 한다. 다만 개발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변형해 인체에는 해가 없도록 만들어졌다.
◇화이자 백신, 운송 온도가 관건
각 백신들은 보관·유통 방식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은 영하 70도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효과가 유지되는 단점이 있다. RNA 특성상 불안정한 구조를 취하고 있어 온도가 높으면 쉽게 분해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백신 보관 온도는 영상 2~8도이며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까다로운 유통과정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상용화의 속도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만 유지하면 최대 6개월까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영상 2~8도에서는 30일 동안 백신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일반 백신 온도인 영상 2~8도에서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화이자·모더나에 비해 유통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격에서는 아스트라네제카가 개발한 백신이 1회분에 4달러, 한화 약 4445원으로 경쟁사 중 가장 저렴하게 측정됐다. 이는 바이러스 배양 및 정제 과정 등을 거치는 전통 방식의 백신이기 때문에mRNA와 같은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가격이 낮다. 따라서 구매력이 낮은 국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많이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의 백신은 19.5달러(약 2만1670원), 모더나 백신은 37달러(약 4만1118원)로 예상된다.
존슨앤존슨(J&J)의 임상결과도 내년 2월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백신은 1회만 접종해도 되는 장점이 있다. J&J의 임상 3상은 약 6만명이 참가하며 이는 경쟁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연구다. 따라서 보다 안전한 백신의 효과를 입증하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가 높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