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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해운업계, 컨선 운임 고공행진에 희비교차

2020-11-24 14:11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라시스호./사진=HM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해운업계는 4분기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무역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24일 상하이 쉬핑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20일 1938.32를 기록하며 1주일 전보다 80.99포인트 상승했다. SCFI는 매주 금요일마다 새 지수를 발표한다. 최근 3개월간 매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국내 수출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국·유럽 항로 해상운임이 20% 급등했다.

상하이-미국 서안 항로 운임은 1TEU(4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913달러로 전주 대비 0.66% 올랐다. 상하이-미국 동안 항로 운임은 1FEU당 4676달러로 집계됐다. 상하이-유럽 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 1개 기준 1644달러로 직전주 대비 136달러 올랐다.

올해 SCFI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상반기에는 해운업계가 코로나19 탓에 물동량이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해 공급을 줄였다. 또한 스크러버 설치 등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예상 외로 글로벌 물동량이 크게 줄지 않아 수급 균형이 맞았고 운임이 견조세를 보였다.

하반기에는 미국과 중국을 잇는 노선 수요가 SCFI 지수의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미국에서는 재난 지원금이 나옴에 따라 이커머스 직구족이 늘어나는 등 소비 심리가 회복됐다. 이 외에도 미국 인근 공장이 가동을 멈췄을 때 중국은 코로나 청정국을 선언하며 물량을 쏟아냈다.

상반기에는 감염 우려로 수입을 하지 않던 미국이 재고 소진 사태를 맞게 됐고, 전통적으로 수요가 많은 3분기가 겹쳐 물량이 늘었으나 선박 공급은 탄력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의 박스가 부족해져 동남아시아 노선 운임 역시 오르는 등 해운 운임이 급격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게 된 것이다.

무역업계는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0여년 간 해운업계는 무제한적 출혈 경쟁을 해왔다. 때문에 크고 작은 국적 선사 절반이 폐업 또는 부도 처리 됐다. 이런 치킨 게임 덕에 무역업계는 원가절감에 힘입어 호황기를 누려왔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물동량이 회복되며 운임이 크게 오르고 일부 항로에 안정적인 서비스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무역업계가 난국에 빠졌다"고 말했다.

무협은 "미주노선에 중국발 물량을 우선 배정하면서 국내 수출 업계는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무역업계와 물류업계의 상생 발전을 위해서는 국적선 적취율 제고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무역업계가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운임을 정상가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현재 운임이 우리 업계에서 보는 적정 수준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운임이 오르는 것은 명현현상"이라고 짚었다.

운임 상승세가 이어짐에 따라 해운사들은 다가올 4분기 실적에도 좋은 성적표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는 4분기 HMM 실적 시장 전망치를 매출 1조6883억원, 영업이익 3450억원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해운업계 호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리서치센터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한다"면서도 내년도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5.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컨테이너선은 현재에도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전체 선복량 증가율을 견인하는 선종은 15K TEU 이상의 선급"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중심 공급 집중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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