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금리를 조정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26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0.5%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앞서 8월 발표했던 전망치(-1.3%)보다 0.2%포인트 오른 –1.1%로 전망했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충격이 본격화하자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추가 인하한 이후 동결 기조를 유지해 왔다.
시장은 예상했던 대로라는 반응이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급증하는 등 3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는 등 여전히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를 조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583명으로 지난 3월 3일(600명) 이후 268일 만에 최다 기록을 냈다. 코로나 급증세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되면서 영세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은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금통위 직후 “코로나19의 영향이 점차 약화되면서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앞서 8월 발표했던 전망치(-1.3%)보다 0.2%포인트 오른 –1.1%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은 3%로 전망했다. 이는 직전 전망치(2.8%)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치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회복 흐름을 이어갔으나 그 속도는 코로나19 재확산 지속의 영향 등으로 더딘 모습을 나타내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백신 개발 기대, 경제지표 개선 등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면서 주요국 주가와 국채금리가 상승하였으며, 미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개발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민간소비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 등으로 더딘 회복 흐름을 보이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으나, 설비투자가 회복 움직임을 나타내었으며 수출은 개선 흐름을 지속하였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GDP성장률은 금년중 –1%대 초반, 내년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공서비스가격의 큰 폭 하락 등으로 0%대 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마이너스를 기록하였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에서 소폭 하락하였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당분간 0%대 초중반 수준에 머물다 점차 높아져 내년중 1%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은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경제지표 개선 등에 영향받아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하락하였으며 장기시장금리는 상승하였다.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확대되었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상황과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