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사진=한국감정원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전세난으로 전국적인 집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김포, 부산 해운대구 등 전국 7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뒷북 규제' 논란으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신규 규제지역은 '약발'이 먹힌 모양이지만, 파주 뿐 아니라 울산과 경남 창원 등 규제를 빗겨간 지방 도시들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8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파주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1.06%를 기록했다. 지난주(0.78%)보다 0.4% 포인트 가량 올랐다. 파주의 주간 상승률이 1%대를 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파주와 김포는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6·17 대책을 빗겨가며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김포가 지난 20일부터 규제지역으로 편입되면서 수도권의 사실상 유일한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파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양상이다.
뿐만 아니라 규제지역에서 제외 된 지방 지역도 이번 주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울산과 창원은 2012년 5월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로 아파트 값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고, 충남 천안 또한 7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이번주 울산의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주에 비해 0.65% 뛰었다. 전주 상승률인 0.58%에 비해 0.07%포인트나 상승한, 역대 최고 수치다. 창원도 다르지 않다. 창원의 이번주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1.01%로, 지난주 상승률(0.92%)를 훌쩍 뛰어넘었다. 창원의 상승률이 1%대를 넘어간 것은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 보면 창원 성산구가 1.98%, 의창구가 1.35%, 마산회원구가 0.67%의 상승률을 보이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을 넓혔다.
울산·창원과 함께 규제지역 지정을 면한 천안 역시 지난주보다 상승세가 더 두드러졌다. 천안의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33%였지만 불과 한 주 만에 0.56%로 상승했다. 7년 전인 지난 2013년 10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천안 집값을 선도하는 불당·성성동이 위치한 서북구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더뎠던 동남구의 집값까지 크게 뛰었다는 것이다. 천안 동남구의 이번 주 상승률은 0.36%로, 지난주 상승률인 0.15%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서북구 또한 지난주(0.42%)보다 상승폭을 크게 넓힌 0.66%을 기록했다.
국토부가 지난 19일 추가 조정대상지역 선정을 발표하면서 이번 규제 대상에서 빠진 울산, 창원, 천안 등 지역의 집값 동향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힌 만큼 해당 지역의 부동산 과열이 심화할 경우 즉시 추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다시 땜질식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들 지역을 규제지역에 포함하면 다른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며 또 다른 풍선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전세시장은 지난주 정부의 전세난 해소를 위한 '주거안정 지원방안' 발표에도 매물 부족 현상 이어지며 학군·역세권 위주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30%로 지난주와 같았다.
지방은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0.34%로 나타나,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이 올랐다. 지방은 최근 4주 연속(0.21→0.23→0.29→0.33→0.34%)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도별로는 세종(1.36%), 울산(0.75%), 대전(0.49%), 부산(0.41%), 경남(0.40%), 충남(0.39%), 인천(0.38%), 경기(0.28%), 대구(0.24%), 충북(0.23%), 광주(0.22%) 등은 상승했다.
서울(0.15% 유지) 등 수도권은 상승세가 축소(0.26→0.25%)됐다. 서울은 매물 부족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초구(0.23%), 송파구(0.23%), 강남구(0.20%), 강동구(0.23%), 동작구(0.20%), 마포구(0.20%) 등 순으로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다.
경기(0.27→0.28%)는 전셋값이 소폭 상승했다.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김포시(0.92→1.01%)는 한강신도시 등 신축과 역세권 단지 위주로 상승세를 나타내며 전셋값이 뛰었다. 인천(0.52→0.38%)은 전셋값 상승세가 소폭 축소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앞서 6·17대책을 통해 강력한 규제를 내놨지만 인근 김포와 파주가 풍선효과로 급격히 뛰었고, 현재도 똑같은 양상을 보여 지적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젠 시장도 규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나고 규제지역이 나오면 비규제지역으로 바로 이동하는 학습효과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정부가 땜질식 대책으로 인해 규제지역을 추가로 지정할 확률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섣부른 판단을 조심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