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30대 부호 가문 대주주 일가의 주식가치가 15조원(16.1%)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재계 대주주 일가의 주식자산을 조사한 결과 상위 30대 부호 가문 일가의 보유 지분가치는 총 111조7300억원(12월 5일 종가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분을 보유한 30대 부호 가문의 구성원은 728명으로 1인당 평균 1530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지분가치는 지난해 말 96조2300억 보다 15조5000억원(16.1%)이 증가했다. 대주주 일가 수도 703명에서 728명으로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비상장 주식가치는 조사 기간 내 제출된 최신 보고서를 기준으로, 순자산가치에 대주주 일가의 보유 지분율을 곱해 산출했다.
보유 지분가치가 가장 큰 곳은 바로 범삼성가로 이건희 회장과 친인척 27명의 보유 지분 평가액이 27조6300억원에 달했다. 30대 부호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7%로 지난해 말 22.3%보다 2.4%포인트 올랐다.
2위는 현대차·현대중공업·현대·현대백화점·KCC·한라·현대산업개발·현대해상·성우 등 9개 그룹이 속한 범현대가로 총 17조3500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말 18조4000억원에 비해선 1조원(5.6%)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범LG가는 10조500억원, 범아모레(7조4400억원)가 SK(5조2800억원)를 꺾고 4위에 올라섰다.
1년 새 지분가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가문은 범삼성가(삼성·CJ·신세계·한솔)로 지난해말 21조4500억원에서 27조6300억원으로 6조1800억원(28.8%) 증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25%와 25.10%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상장에 힘입어 주식가치가 3조2400억원 늘었다. 이는 범삼성가 증가분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두 회사의 상장 효과로 주식가치가 1조 원 이상씩 증가했다. 제일모직의 주식가치는 공모가(5만3000원)로 계산했으며, 오는 18일 상장 이후에는 이재용 3남매의 보유 지분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증가액 2위는 아모레(아모레퍼시픽·태평양개발)로 대주주 일가의 주식가치가 3조원에서 7조4400억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주식가치가 2조7200억원에서 6조8400억원으로 4조1200억원(151.7%) 늘어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3위는 다음카카오로 대주주 일가인 김범수 의장의 지분가치가 1000억원에서 1조9700억원으로 18배가 올랐다. 김 의장은 지난 10월 카카오톡과 다음커뮤니케이션즈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 지분 21.79%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SK가 SK C&C의 주가 상승 영향으로 최태원 회장 등 대주주 일가 지분가치가 1조6900억 원 오르며 4위를 차지했다. 이어 LG·LS·LIG·LF·LB·희성·아워홈·엑사이엔씨·쿠쿠전자 등 9개 그룹이 속한 범LG가 1조1500억원 상승하며 5위를 차지했다.
1년 새 부호 가문 순위가 가장 가파르게 오른 곳은 바로 다음카카오다. 지난해는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는데, 올해는 단숨에 12위로 뛰어올랐다.
30대 부호 가문 가운데 대주주 일가의 주식가치가 증가한 곳은 18곳, 감소한 곳은 12곳이었다.
개인별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12조900억원으로 주식부자 1위였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6조8400억원)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6조2000억원)을 제치고 2위로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조8300억원)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4조1200억 원)이 4~5위를 차지했고, 이어 최태원 SK 회장(3조7400억원)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