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했던 현대자동차의 수출 차량 가격이 대당 2만달러 시대를 맞게 될 전망이다.
과거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보였던 모습과 달리 상품성 개선과 제품 라인업의 변경되며 고가의 차량 판매가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변화는 브랜드 이미지의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와 함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대형SUV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수출 금액은 총 129억6542만 달러였고 수출 대수는 66만8812대로 집계됐다. 평균 수출 단가를 계산하면 대당 1만9386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7422달러와 비교하면 약 11.3% 오른 수준이다.
현대차의 수출 단가는 2011년 처음으로 대당 1만5000달러를 넘어선 이후 줄곧 1만5000∼1만6000달러를 기록해 왔다. 이후 지난해 1만7000달러대로 올라섰다.
전년대비 상승률도 2011년 13.2%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대차의 변화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수출 비중이 늘어나며 믹스 개선(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IR사이트 기준 올해 1∼10월 현대차 누적 수출 대수 67만1184대 중 46만6018대(69.4%)가 SUV였다. 전년동기 85만2774대 중 50만4856대(59.2%)가 SUV였던 것과 비교하면 10.2%포인트 오른 수치다.
세단보다 가격이 높은 SUV 수출이 늘어나며 대당 수출가격도 오른게 됐다.
현대차는 올해 베뉴, 코나, 투싼, 넥쏘, 싼타페, 팰리세이드, GV80 등 7개 차종의 SUV를 수출했다.
이중 팰리세이드는 새로운 차종으로 수출에 가세하며 현대차의 수출가격을 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는 대형SUV로 꼽히는 팰리세이드는 높은 상품성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같은 상품성을 인정받아 수개월의 대기기간이 필요할 만큼 큰 인기를 보이고 있는 모델이다. 일부 해외 딜러사에서는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계약을 받을 만큼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팰리세이드다.
현대차의 수출가격을 올리는 것에는 고급차브랜드 제네시스도 한몫을 하고 있다.
기존의 일반 모델보다 프리미엄단가가 붙어있는 만큼 가격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네시스는 올해 10월까지 G70, G80, G90, GV80 등 현대차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늘어났다. 전체판매 대수로는 1만4891대로 많지는 않지만 고급차 브랜드인 만큼 적은 대수로도 평균 수출 가격을 올리는데는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플레그십 SUV GV80은 연말부터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향후에도 수출 단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중요한 차종으로 꼽히고 있다. 제네시스는 연말부터 미국, 캐나다, 호주, 중동 등에서 GV80을 시판하고 내년 초에는 러시아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같은 현대차 수출제품 가격의 상승은 차급의 변화와 함께 '싼차'에 대한 이미지 변화도 수반 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 브랜드 N을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고성능 N브랜드를 통해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며 젊은 고객층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같은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신차가 시장안착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된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동안 해외시장에서 요구하던 SUV차급의 부제로 수출물량 단가 상승이 저조했던 모습과 달리 새로운 차급과 고급차의 선전이 이같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며 "아직 수출에 들어가지 않은 친환경SUV 포함한 새로운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출단가 상승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