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
그래서 대표자들은 국회의원이라는 직함을 달고 헌법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준수하며 국민의 권익 보호에 부합되는 법률을 정해진 절차에 맞게 제정해야 하는 책무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의 어깨는 무척이나 무겁다.
법률제정권을 남용하는...
지난 2일, 2015년 예산안을 처리했다. 언론들은 일제히 예산안 법정시한 처리를 탑기사로 다루었다. 늘 싸움판이 되고 처리기한을 못 지키는 모습을 보다가 날짜를 맞추다 보니 국민 대다수는 이번 국회가 제대로 일을 하는구나 하는 착각에 빠지게 되었다. 특히 여야 지도부는 국민들과 약속을 지켰다며 자신들의 치적을 스스로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호소했다.
실제로 이번 활동을 통해 많은 국회의원들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법을 지키지 않아 죄의식을 갖고 있었는데 비로소 그 법을 지키게 되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 보인다. 국회선진화법을 지켰다고 정말 당당하고 자랑스럽고 정말 죄의식에서 벗어난 것인가?
정말 국회가 정말 제대로 일을 한 것이 정말 의심스럽다. 보이는 것처럼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2015년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처리했다는 점은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번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법률안의 논의과정을 보면 이것을 정치적 야합 수준밖에 안 된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 의견 무시, 국민 여론 무시
▲ 막강한 권한만 사용하고 헌법을 수호하는데 노력하지 않는 자들이 모여 있는 저 국회가 정말 국민을 위한 국회인지, 정당인지 국민들은 고민해 보아야 한다. /뉴시스
국민 여론과 경제 성장에 저해가 되는 악법(惡法)을 만들어 자신들이 가진 법률제정권을 남용하는 모습에서 늘 “국민이 먼저입니다”, “국민을 섬기겠습니다”라고 외치는 구호가 정말 헛된 구호라는 것을 절실히 알 수 있다. 정작 필요할 때는 바로 국민을 봉으로 만들어 버리는 국회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많은 전문가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한 사내유보금 과세제도 즉 기업소득 환류세는 손 하나 건드리지 않은 채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다. 결국 이 법률로 경제 활성화가 아니라 경제 걸림돌이 된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심히 걱정된다.
또한 국민적 찬반논란이 극심한 담뱃값 인상 문제도 정말 해도 해도 너무했다. 2006년에는 500원을 올리면서 공청회는 국민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처리했다. 하지만 무려 2000원을 올리는데 국민 여론 수렴 과정은 없고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예산안 법정시한 처리를 빌미로 가격 인상을 결정해 버렸다.
돌아오는 2015년부터는 담배값은 2000원 비싸다. 참담하다. 국민 주머니를 생각한 것인지, 경제 성장을 염두해 두고 한 것인지... 이것은 국회가 국민에게 보여준 횡포다.
정당 해산은 절대 안 된다는 야당
심지어 통진당 위헌심판에 대해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0일,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당해산 결정은 선진 민주주의국가에선 그 전례가 없는 것이며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실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권리다.
또 100% 국민을 약속했던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 통합은 커녕 이분법과 진영논리에 매몰돼 반대 또는 비판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모두 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하지만 난 당신의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싸울 것"이라는 볼테르의 어록과 마틴 니묄러 목사의 시를 인용하면서 국민을 선전 선동하면서 헌재를 압박했다.
지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비상대책위원도 "우리나라는 87년 6월 항쟁 이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엔 인권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지만 박근혜 정부에 와서는 부끄러운 수준으로 되돌아갔으며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는 정치적 결사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약"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정말 헌법이 말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자 하는 국회의원이란 말인가?
정당 국고보조금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의견도 나와...
반면에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같은 날 10일, “중장기적 혁신 과제로 정당 국고보조금 제도를 폐지하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당 국고보조금은 국민들의 혈세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나 중앙당이 사적으로 다 쓰고, 통합진보당 같은 경우는 소위 RO(혁명조직)하는 사람들에게도 지원됐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모든 국민이 알고 있듯이 통합진보당은 지금까지 수십억 원의 국고보조금은 지원받았다. 또한 선거를 치룰 때마다 수십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배당 받았다. 2012년에는 75억 원, 2013년에는 27억 원, 2014년에는 61억 원을 지급받았다.
거기에 감방에 수감되어 있는 이석기에게도 세비가 지급되고 있다. 통진당은 국고보조금을 지원받는데 혈안이 되어 보조금 지급 요건에 해당되는 순간 후보를 무더기 사퇴시켜 먹튀 정당이라는 오명도 받았다. 지난 18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이정희 후보가 대선 막바지에 사퇴하는 바람에 27억 원을 챙겼다.
앞 일이 더 걱정이다.
국회, 특히 정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감사는 형식적이고 자체 감사기구도 형식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정당에 지급된 보조금이 어떻게 쓰여지는지 알수가 없다. 국민의 대표자로서 가지는 막강한 권한만 사용하고 헌법을 수호하는데 노력하지 않는 자들이 모여 있는 저 국회가 정말 국민을 위한 국회인지, 정당인지 국민들은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해산 선고를 받을지도 모르는 정당에게 정치자금법에 의해 지급된 국민 혈세를 어떻게 회수할지 정말 걱정된다. 첩첩산중에 놓인 국회와 정치권이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국민 모두 지켜보아야 한다. 그리고 다음 선거에는 제대로 국민을 대표하는 인물을 국회로 보내야 한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