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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된 추·윤 사태...여도 야도 해법이 필요하다

2020-12-03 11:18 | 조성완 기자 | csw44@naver.com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절정을 맞이하면서 여야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윤 총장에게만 이목이 쏠리는 상황에서 야당의 역할과 존재감에 대한 해법을 고심 중이다.

민주당은 일단 외부적으로는 여전히 추 장관을 엄호하면서 윤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3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운 총장은 문재인 정부를 적대하고 있다. 옳지 않은 길”이라고 경고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사진=더불어민주당


반면 내부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재확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두 사람의 갈등 상황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표적인 친노 인사이자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이광재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더 중요한 건 지금 우리가 먹고살기 이렇게 힘든데 몇 개월 동안 이런다는 건 나는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정말 마음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추 장관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포함해 당내에서 수렴한 여론을 조만간 정부와 청와대에 전달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연내 출범시켜 명분을 세운 뒤 추 장관을 명예퇴진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지금은 공수처장을 빨리 임명하고 새로운 인물들로 빨리 이제는 경제의 계절로 넘어갔으면 좋겠다”면서 “이 이슈가 너무 오랫동안 국민들을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4선의 홍영표 의원도 지난 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출범하고 검찰 상황이 진정되면 장관으로서 모든 임무를 완수했다고 본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대척점에 윤 총장이 서는 모양새가 되면서 야당의 역할과 존재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당의 연이은 헛발질로 정기국회가 야당의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국민의힘은 조연으로 밀려나고 있다. 수적 우위를 내세운 거대 여당의 입법 공세에는 이렇다 할 대응책이 없고, 차기 대권구도에서는 윤 총장의 ‘응원단’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과 검찰당의 대립 구도에서 야당은 증발해 버렸다”면서 “자업자득이지만 무기력한 야당을 대신해서 투쟁하는 윤석열 검찰당 파이팅”이라고 비꼬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사진=국민의힘


당 안팎에서도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공개적으로 ‘2기 비대위’ 구성을 제안했고, 서병수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 순증 합의를 두고 불만을 표시했다.

국민의힘은 결국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속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입장을 촉구하며 시작된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는 초선 중심에서 재선 이상 당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한 중진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민의힘이 비집고 들어갈 문이 아예 닫혀버릴 것”이라면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낼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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