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내년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수요자들 중 신규 아파트 청약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하지만 당첨 청약가점이 갈수록 치솟고 공급 물량 부족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예비 청약 수요자들의 시각은 낙관적이지 않다.
3일 직방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1년 주택 매입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 중, '신규 아파트 청약'을 통해서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29.1%(명)으로 2020년 주택 구매 계획 설문 결과(24.9%)에 비해 4.2% 증가했다.
30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서 69.1%(2134명)가 내년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올해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결과(71.2%)보다 소폭 감소한 수치다.
2021년 주택 매입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 중 매입 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기존 아파트를 매입할 것이라는 응답이 46.9%로 가장 많았다. 2020년 주택 마련 계획 설문조사에서는 구축 아파트 매입 의사를 밝힌 수요자가 절반 이상(53%)을 차지했지만 2021년에는 소폭 감소한 모습이다.
신축 아파트 청약을 선택한 응답자의 응답비율은 2020년 주택 마련 계획 조사 결과 24.9%에서 4.2% 증가한 29.1%로 집계됐다. 이어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매입이 8.6%, 연립‧빌라 매입이 8.4%로 뒤를 이었다.
직방 관계자는 "2021년 시작될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의 분양시장에 관심이 커지면서 주택 매입 수단으로 아파트 청약에도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청약 시장에 뛰어드는 예비 청약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까지 집계된 주택 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527만3051명으로 대한민국 인구 수의 절반 이상이 청약 통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축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수요자는 감소하고 청약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수요자들은 증가했지만 수요자들의 바람대로 시장의 신규 청약 물량이 충분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후 입주까지 10년을 내다보고 있어 '희망고문'이라 생각하고 사전청약을 망설이다 통장을 넣지 않거나 사전청약 후 본청약을 하지 않는 수요도 많을 것"이라며 "서울 도심 같은 경우는 공급 부족이 내년에도 계속되며 서울 시내 청약 경쟁률은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반상승해 청약을 노려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당첨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비관적인 상황이다.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집계된 서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71대 1로 지난해 경쟁률(31.6대 1)보다 2배 이상 치솟았다. 지난 10월 분양한 서울 강동구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역대 최고 경쟁률인 537.1대 1을 기록했다.
내년 주택을 마련할 것이라는 응답자들이 계획하는 주택 매입 비용에는 3억 초과~5억 이하가 36.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3억 이하(36.5%), 5억 초과~7억 이하(13.5%), 7억 초과~9억 이하(7.7%) 등의 순이었다.
이는 '3억 이하' 응답이 가장 많았던 2020년 설문 결과와 차이가 있다. 2021년 주택 매입 비용 3억 이하를 선택한 응답자의 응답률은 2020년보다 감소했고, 3억 초과~11억 이하 금액대까지는 2020년 응답 비율보다 2021년 응답 비율이 늘었다.
직방 관계자는 "올해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택 매입에 필요한 비용을 올해 초보다는 내년에 더 높게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1년 주택을 매입하려는 이유로는 '전.월세에서 자가로 내 집 마련'이 37.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거주지역 이동(17.3%), 면적 확대.축소 이동(12%), 본인 외 가족 거주(10.4%), 시세차익 등 투자목적(10.3%) 등 순으로 많았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응답자들의 가장 많이 선택한 3억 초과~5억 이하 구간은 이미 서울에서 실종된 가격대"라며 "주택을 마련하려는 이유로 '전월세에서 자가로 내 집 마련'을 응답한 수요자들이 가장 많았다는 것은 전셋값‧매맷값 동반상승으로 내 집 장만의 시급함을 느낀 수요자들이 매입 의사를 보이는 상황이지만, 계획된 자금에 비해 집값은 치솟아 있고 대출은 막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