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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토끼 실망 문 대통령·여당 지지율 하락...민주당 당혹

2020-12-03 15:32 | 조성완 기자 | csw44@naver.com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처음으로 40%대가 무너지면서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일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30%대가 붕괴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진보층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기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508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에 따르면 긍정평가는 37.4%로 지난주보다 6.4%p 떨어졌다. 부정평가는 5.1%p 오른 57.3%다.

이는 리얼미터의 문 대통령 지지율 조사 중 역대 최저치이며, 처음으로 40%대가 무너진 결과다. 기존 최저치는 지난 2019년 10월 2주차로 41.4%로 40%대 지지율은 지켜냈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의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진 건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 부동산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리얼미터 2020년 12월 1주 차 주중 잠정집계(무선 80 : 유선 20, 총 1,508명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87주 차 국정 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지난주 11월 4주 차 주간 집계 대비 6.4%P 내린 37.4%(매우 잘함 20.4%, 잘하는 편 17.1%)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57.3%(잘못하는 편 14.2%, 매우 잘못함 43.1%)로 5.1%P 올랐다. ‘모름/무응답’ 은 1.3%P 증가한 5.3%를 보였다./사진=리얼미터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진보층과 호남, 40·50대, 여성층 등 핵심 지지층의 이탈 영향이 컸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58.3%)에서 전주보다 13.9%p 떨어졌다. 대전·세종·충청(30.5%)은 14.9%p 부산·울산·경남(31%)은 10.4%p, 서울(36.5%)은 2.5%p, 인천·경기(42.3%)는 2%p가 각각 하락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의 낙폭이 가장 컸다. 60대의 지지율은 26.2%로 전주보다 8.4%포인트 떨어졌다.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40대와 50대 지지율 폭락도 컸다. 40대(48.9%)와 50대(39.6%)에선 각각 5.9%포인트, 7.7%포인트 하락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37.7%로 지난주보다 9.1%포인트나 떨어졌다. 남성은 37.2%로 전주보다 3.6%포인트 하락했다.

이념 성향별 조사에선 지지층의 이탈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진보층 지지율은 전주보다 7.8%p 하락한 64.2%를 기록했다. 중도층에서도 5.5%p 하락한 35.8%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지지율도 하락했다.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텃밭 지지층의 이탈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5.2%p 하락한 28.9%로 조사됐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요인인 진보층(직전 조사 대비 9.9%p 하락한 47.3%), 광주·전라(6.4%p 하락한 49.3%), 여성(7.2%p 하락한 28.9%), 20대(8%p 하락한 25.8%) 등과 겹친다.

국민의힘은 지난주보다 3.3%p 상승한 31.2%를 기록했다. 전통적 지지층인 대구·경북에서 직전 조사 대비 13.5%p 상승한 47.2%로 집계됐다. 60대(11.2%p 상승한 48.5%)와 보수층(6%p 상승한 57.8%)에서도 상승을 이끌었다.

배 수석전문위원은 "민주당 지지율에서 진보층 지지율이 50%대 아래로 내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도층의 하락보다 진보층의 변화가 민주당 전체 지지율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검찰개혁이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인해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와 김태년 원내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김태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지율 하락에 대해 “내가 정치를 몇 년째 하고 있는데, 무슨 이런 정도를 갖고”라면서 “열심히,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락 원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겨울 햇살이 좋다”는 말만 했을 뿐 즉답을 피했다.

개혁 드라이브를 더욱 강력하게 걸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하락은 국민, 특히 지지층이 주는 회초리"라면서 "스크럼을 짜고 검찰개혁의 강을 건너면 다시 회복되게 돼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최근 정부·여당의 행태를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추 장관의 사퇴를 재차 주장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부동산 정책이나 세금 등으로 국민 불만이 많이 고조된 상황"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핍박을 국민이 납득하지 않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나 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을 약 4개월 만에 역전한 것에 대해서는 "요즘 정부·여당의 행태가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고 해서 자연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추 장관은 이번 행정법원의 판결 결과나 감찰위원회 얘기를 봤을 때 명분이 다 사라져버리지 않았나"라고 지적한 뒤 "본인 스스로 그동안 한 행위가 어땠다는 것을 판단하고 이제는 그만 자리에서 물러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도 촉구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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