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커지며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글로벌 경제 정상화 기대감이 커진 데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위험 선호 현상이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지난 3일 2년 6개월 만에 1000원대로 진입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내린 달러당 10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8년 6월 14일 1083.1원을 기록한 뒤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커지며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올해 3월 19일 1285.7원까지 고점을 높였던 원·달러 환율은 10월 들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튿날인 4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4.9원 내린 1082.1원에 거래를 마무리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원화 강세(달러 약세) 현상이 미국 대선 이후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새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결과라고 보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민주당)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일(현지 시간) 양당 의원이 제시한 9080억달러 규모 부양책 시행안을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코로나19 위험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즉 시중에 풀린 달러의 유동성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개발 추진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점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그간 주춤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 투자를 다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고, 특히 경제 회복이 양호한 한국 시장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4일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면서 4년 3개월 만에 최장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순매수 규모는 7조4315억8200만원어치에 달한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화는 당분간 강세 국면에 위치할 것”이라면서 “내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40~1145원 수준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환율은 1분기까지 강세 흐름을 보이다 2분기 중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대선 이후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선호가 확대되고 국내에서는 원화가치의 급락과 외국인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 전환이 나타났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원화가치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