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추신수가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수상에 실패했다. 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팀 동료인 애덤 웨인라이트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8일(한국시간) "애덤 웨인라이트가 2020년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을 수상했다"고 발표했다.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은 사회에 가장 헌신적인 공헌을 한 메이저리그 선수를 매년 한 명씩 뽑아 시상하는 상이다. 1971년 '커미셔너 어워드'라는 명칭으로 처음 시작됐으나, 1972년 연말 니콰라과로 지진 구호 활동을 떠났다가 비행기 사고로 숨진 로베르토 클레멘테를 기리기 위해 1973년부터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으로 이름을 바꿔 시상해오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히스패닉 선수인 로베르토 클레멘테는 통산 타격왕을 4번이나 차지한 강타자였고 시즌 MVP, 월드시리즈 MVP도 수상했다. 클레멘테는 야구선수로서뿐 아니라 중남미 아이들에게 꾸준히 야구용품을 후원하고 각종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는 모범을 보였다.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후보로 선정돼 기념패를 받았을 당시 추신수.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SNS
추신수는 올해 각종 기부 등 사회공헌에 앞장서 텍사스 레인저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클레멘테상 후보에 포함됐다. 추신수는 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리거들이 생활고에 시달릴 때 텍사스 구단 소속 마이너리거 191명 전원에게 1000달러씩, 총액 19만1000달러를 기부했다. 또한 지난 3월 대구 지역에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됐을 때 시민들을 돕기 위해 2억원을 기탁했다. 알링턴 지역의 학교에 장학금을 꾸준히 후원했고, 댈러스의 한국 문화센터 설립을 위해 아내와 함께 10만달러를 기부했으며 지역 유스 아카데미에 조명탑을 설치해 야구 유망주들의 야간 훈련을 돕기도 했다.
추신수는 이런 기부 선행으로 클레멘테상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자랑스러웠지만, 수상의 영광은 웨인라이트에게 돌아갔다.
웨인라이트는 2013년 자신이 세운 '빅리그 임팩트' 자선재단을 통해 아이티와 온두라스에 식수를 지원하고 에티오피아 결식아동을 후원하는 등 각종 선행을 펼쳐왔다. 또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미국 전역의 아동들을 위해 400만 끼의 식사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김광현이 코로나19 사태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연기돼 가족과 떨어져 홀로 세인트루이스에서 생활할 때 웨인라이트가 캐치볼을 함께 해주며 외로움을 달래준 것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클레멘테상을 받은 것은 1975년 루 브록, 1995년 오지 스미스, 2008년 앨버트 푸홀스, 2013년 카를로스 벨트란, 2018년 야디어 몰리나에 이어 웨인라이트가 6번째다.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웨인라이트는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언급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큰 영광"이라며 "클레멘테는 3000안타를 친 선수였지만, 경기장 밖에서 훨씬 위대했던 선수다. 이 상이 내게 얼마나 중요한 상인지는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벅찬 감격을 전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