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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판결 또 연기…국내 합의 기다리나

2020-12-10 13:01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간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판결을 또다시 미루면서 양사간 합의 가능성이 다시금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이번 소송 관련 조사 완료 목표일을 내년 2월 10일로 연기했다. 당초 지난 10월 5일에서 같은달 26일로 늦어진 데 이어 재차 연기된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도 3번에 걸쳐 4개월간 판결이 미뤄지는 것은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ITC가 판결 전날 이같은 조치를 단행하면서도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올해 ITC 판결이 50건 이상 연기됐다"면서 "앞으로도 성실하고 단호하게 소송에 임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여부 및 미국 경제 영향 등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소송이 햇수로 3년에 걸쳐 장기화되면서 이에 따른 불확실서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 내 SKBA 제1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사진=SK이노베이션



업계는 ITC가 예비결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었음에도 '지연전'을 펴는 것을 두고 최종 판결을 내리지 않고 양사의 합의를 유도하려는 시그널로 보는 모양새다.

조기패소 예비결정을 인용할 경우 조지아 지역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입금지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으는 방식 등을 선택할 수 있음에도 유보하는 길만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미국법인(SKBA)가 미 국무부(DoS)의 '미국 투자 우수기업' 사례로 선정되고,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전기차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완성차업체들도 조기패소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견해에 힘을 싣고 있다.

폭스바겐(VW)은 "SK이노베이션과의 계약이 파기된다면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미국 내 근로자 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드도 "LG화학이 F-150(전기트럭 모델)의 대체 배터리를 공급할 수 없다"면서 "조기패소 결정은 미국 경제·공익·보건·복지 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불확실성을 끌고 가는 것은 양사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합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합의금 규모가 맞으면 원만하게 마무리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ITC는 통상문제 및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조사·분석·규제를 수행하는 독립적인 연방 준사법기관으로, 미국 대통령 직속기관이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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