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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종합상사…"먹거리가 미래다"

2020-12-12 11:45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우크라이나 미콜라이프항 소재 포스코인터내셔널 곡물 수출터미널에서 밀이 선박에 선적되는 모습./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코로나19로 교역량이 크게 줄어 울상을 짓던 종합상사들이 먹거리를 통해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식량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쌀·옥수수·보리 등 곡물 교역량은 2015년 84만톤에서 올해 약 750만톤으로 5년 새 8.93배 늘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에 곡물 수출터미널을 준공했다. 국내 기업 최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당 터미널 운영권을 갖고 있고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수출 터미널은 곡물을 선적 전 저장고 역할을 한다. 이 터미널을 갖고 있을 경우 평시 비축이 가능하며 수요 급증 시 배에 싣는 등의 시시각각 시황 대응이 가능하다.

곡물 수출터미널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에서 큰 규모로 평가되는 미콜라이프항에 소재한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량 중 90% 가량이 항만을 통해 해외로 나가는데 이 중 22.3%가 미콜라이프항에서 수촐된다. 이곳에서는 밀·옥수수·대두 등 연간 250만톤을 출하할 수 있다는 게 포스코인터내셔널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연임이 확정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100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식량 사업을 본격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포스코인터내셔널에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팜 농장 전경./사진=LG상사 제공



LG상사와 삼성물산은 팜 열매를 압착해 추출하는 식물성 유지인 '팜오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식용유·아이스크림·비누·화장품·바이오 디젤 등의 원료로 활용된다.

LG상사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인니지역총괄' 조직을 새로이 구성했다. 이 회사는 2018년 11월 "3~4년 내로 식량사업 주축인 팜오일 사업을 2배로 키우겠다"며 바리또 퍼시픽(Barito Pacific)의 인도네시아 현지 팜 농장 2개소의 지분 95%를 761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주에 있는 2개 농장은 총 면적 2만5000헥타르 규모로 자체적인 팜 오일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기존 자사 보유 2만헥타르를 포함하면 총 4만5000헥타르의 농장을 갖게 된 셈이다. LG상사는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연간 18만톤까지 생산량을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도 인도네시아에서 2만4000헥타르의 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08년 현지 팜 전문 기업 아테나 홀딩스와 합작법인을 세워 수마트라섬 농장을 인수했고 연간 팜오일 10만톤을 생산해 인접 국가들에 수출하고 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캄퐁스푸(Kampong Speu)주 중심부에 현대코퍼레이션이 농산물유통센터에서 망고를 포장하는 직원./사진=현대코퍼레이션그룹 제공



현대코퍼레이션그룹 역시 식량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영국 현지 투자법인 현대유로파트너스와 그린합명회사는 지난해 10월 스미시머시룸홀딩스를 설립했다. 그린합명회사는 팽이버섯·새송이 등 경북 청도군 소재 버섯 재배 기업으로 글로벌 판매망을 갖고 있다.

스미시머시룸홀딩스는 이름 그대로 버섯 재배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스미시 머시룸홀딩스 지분 50%를 들고 있다. 스미시머시룸홀딩스는 영국 유통 대기업 테스코의 협력사다. 때문에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는 평이다. 이 외에도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올해 1월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캄퐁스푸주에 농산물유통센터를 지었다. 이 시설 내에는 검역센터·유통센터·사무동이 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에 따르면 까다로운 검역조건을 요구하는 선진국에도 망고를 비롯한 캄보디아산 열대과일을 직접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된 것이라는 전언이다.

국내 종합상사만 먹거리 사업으로 승부수를 띄운 게 아니다. 일본 이토추상사 또한 국내 상사들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사업부를 두고 있으나 식품과 편의점 매출이 전체의 40%에 육박한다. 이토추상사는 미국 돌(Dole)의 아시안 청과물 사업부와 유니 훼미리마트 홀딩스 인수를 통해 일본 상사업계 1인자로 올라섰다.

일본 편의점 업계 3위인 로손 지분 50.1%를 보유한 미쓰비시상사는 식품 제조사·도시락 및 반찬 생산 위탁업체 등과 연계해 상품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쓰비시상사는 업계 2위 유니 훼미리마트 홀딩스를 추격 중이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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