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선 용선에 어려움을 겪는 등 수출 물류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HMM 해원연합노조가 파업을 시사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로 임금이 1% 올랐으며, 현재 진행 중인 HMM 연봉협상에서 사측은 급여 인상 1%, 성과급 1.8%을 검토 중이다.
노조는 △최저임금인상률 △물가상승률 △세금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을 고려한 올해 실수령액이 후퇴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상반기 1367억원에 이어 3분기 277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사상 최고치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2013·2014·2016·2017·2018·2019년 연봉이 동결됐다는 점에서 8% 인상을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라시스호./사진=HMM
환경규제에 따라 신규 설치된 기기들로 인해 업무량이 늘어나면서 증원을 요청했으나, 인원 증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입출항이 많은 컨테이너선 특성상 충돌위험성이 높지만, 타선사 벌크선과 급여가 차이난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전정근 노조 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그나마 시황이 받쳐주는 덕분에 흑자전환을 이뤄내고 연간 흑자전환도 앞두고 있다"면서도 "적자가 났을 때 고통을 분담했으나, 흑자가 발생하니 나 몰라라 하는 현실 앞에서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그는 "회사가 경영난을 겪는 동안 많은 선원들이 타사로 이직하거나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나는 분위기였지만, 남은 선원들은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정신'으로 절약을 실천하는 등 회사와 운명을 함께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 자다가도 뛰어가 수리하고, 악천후 속에서는 컨테이너 박스들이 무너질까 잠 한 숨 제대로 못 자고 이리저리 키를 돌려가며 파도를 넘어 왔다"며 "아빠 얼굴 까먹겠다는 아들·딸의 울부짖음에도 소리 없는 절규로 미안함을 외치며 회사를 위해 버텨왔다"고 호소했다.
46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포워드호'/사진=HMM
HMM 측은 3조원 상당의 부채가 남아 있고, 내년에도 흑자기조가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이유로 전격적인 임금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해운업계 영업이익은 글로벌 미운항선박율이 10%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빠듯해진 수급으로 운임이 급등한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머스크라인·MSC·코스코를 비롯한 메이저 경쟁사 인수합병(M&A) 및 대규모 발주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조선업황 부진에도 1만2000TEU급 이상 올 1~11월 글로벌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156만CGT에 달하는 등 지속적으로 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해양수산부가 2025년까지 확대하려는 HMM 선복량의 6배가 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수출계약을 체결하고도 제품을 보내지 못하는 화주들이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며 "수출 회복세를 지원하기 위한 해결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