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정부 정책사업인 주거복지로드맵 공급목표를 비롯한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회를 신설해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면서 극단적인 상황을 막고 계획대로 재정을 집행하면서다.
LH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발맞춰 수도권 공급 확대, 공공전세 등 전세대책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여기에 도시재생뉴딜 사업, 스마트시티 조성, 그린리모델링 사업 등 신성장동력의 발판도 마련했다.
◆코로나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등 철저한 안전대책 경영목표 달성으로 이어져
LH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발 빠르게 대처했다. 코로나19 발생 즉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해 사내 확진자 발생 방지와 건설 현장 및 임대단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시행했다. 콜센터 근무자 분산 근무, 직원의 30% 이상 재택근무 실시, 승강기 등 임대주택 공용공간 주기적인 방역과 임대단지 소독제·방역복 지원, 건설현장 근로자 예방수칙 교육, 마스크 지급 등의 안전대책을 통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과 같은 상황을 예방했다.
이를 통해 LH는 택지조성, 주택건설, 주거복지사업 등 전 분야에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며 약 24조원의 재정을 집행했다. 이는 공공부문 전체 투자액의 40%를 차지하는 규모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거약자를 위해 임대주택과 임대상가의 임대료를 최대 50%까지 감면하고, 임대아파트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생필품을 지원하는 등 21만8000여 가구의 주거비를 경감시켰다.
◆주거안정 위한 주거복지로드맵·수도권 공급확대 등 정책사업 순항
LH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거복지로드맵’의 공급목표 168만 가구 가운데 74%에 해당하는 125만 가구를 2018년부터 2025년까지 공급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약 46만 가구를 공급했으며, 2025년까지 연평균 15만6000만 가구를 공급해 국민 주거안정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8·4 대책의 공급 목표인 13만2000가구 중 70%에 해당하는 9만3000가구도 LH가 수행하고 있다. LH는 서울 내 유휴부지 개발을 통한 2만1000가구,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을 통한 2만 가구, 공공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한 4만9000가구, 오래된 임대주택 재정비를 통한 3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LH는 부사장을 특별본부장으로 하는 ‘수도권 주택공급 특별본부’를 신설했다. 특별본부를 중심으로 주민, 지자체와 협력해 10개의 신규택지 개발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공공재개발·재건축 등 공공정비사업의 사업기획·주민협의·후보지 선정·인허가 등의 전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컨설팅하는 등 공공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성남신흥2 공공재개발 개발후 조감도/사진=LH 제공
특히 공공재개발·재건축은 기존 정비사업의 문제점인 주변 집값 상승, 조합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 등을 해결하면서 서울 도심에 주택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 LH가 공공디벨로퍼로 참여하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LH는 선투자 및 미분양 주택에 대한 매입확약으로 사업리스크를 낮춰 민간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또 용적률·층수 제한 완화 등 도시계획적인 인센티브를 확보하면서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공모에 70곳이 접수하고,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에 15곳이 신청하는 등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세대책 80% 담당…품질 확보한 공공전세로 전세시장 안정
LH는 지난 11월19일 발표된 전세대책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2년까지 공급목표인 11만4000가구 가운데 약 80%를 LH가 담당할 예정이다.
이는 변창흠 전 사장 재직시 정부에 수도권 전세난 해결을 위한 실현가능한 아이디어를 선제적으로 제공해 정책에 반영된 사례다.
LH는 이번 대책에서 6억원으로 인상된 매입단가를 활용해 양호한 입지의 품질 좋은 주택을 매입하고 매입약정형 공공주택으로 공급한다. 돌봄·피트니스센터 등 생활편의시설과 층간소음 저감, 범죄 예방 등을 위한 생활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공동주택에 버금가는 품질을 확보하고 매입약정 방식으로 가구특성을 설계에 반영하면서 최상의 품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급증하는 1인 가구를 위해 상가 등 비주택 시설 리모델링을 신속히 추진하고, 서울중계1·서울가양7 등 노후 공공임대단지에 대한 재정비를 통해 총 4600가구 규모의 신축 주택을 공급한다.
◆도시재생뉴딜…영등포 영진시장 등 새로운 사업모델 실행
LH는 지난해 변창흠 전 사장 취임 후 재생과 정비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모델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도입하면서 성과를 거뒀다. 영등포 영진시장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1970년 건축된 영진시장은 50년 이상 경과된 장기 노후 시장건축물로 과거 정비사업을 추진했지만, 주민 간 갈등으로 사업이 중단·방치돼 2017년 재난위험시설물 E등급을 받는 등 시급한 조치가 요구됐다. 이에 LH는 국토교통부·서울시·영등포구와 협업해 도시재생과 도시정비를 연계한 사업모델을 마련하면서 작년 12월 국토부로부터 ‘도시재생뉴딜 인정사업’으로 선정됐다.
LH는 쪽방촌 정비에도 선이주 개발방식을 도입해 지지부진했던 사업에 속도를 붙였다. LH는 공공디벨로퍼로서 국토부·지자체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쪽방촌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선이주 방식 도입과 함께 쪽방촌을 지원하는 민간단체들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쪽방촌 정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영등포 쪽방 개발 사업은 지난 7월 공공주택사업으로 지정되면서 내년 6월 보상에 들어가고 2026년 준공된다.
◆'스마트시티·그린뉴딜' 통해 한국판 뉴딜 주도
LH는 스마트시티 조성과 그린뉴딜을 통해 정부의 한국판 뉴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조성, SOC(사회간접자본) 기술마켓, 드론을 활용한 건설현장 관리 등 3개의 정부 지정 중점과제와 그린뉴딜·디지털뉴딜·휴먼뉴딜·도시재생뉴딜·농촌뉴딜 등 총 28개의 세부 과제를 선제적으로 발굴했다.
우선 LH는 스마트시티 관련 노하우를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에 집약시켜 최첨단 도시로 조성하고 있다. 세종시에 15년 이상 AI데이터, IOT, 디지털트윈 등 혁신적인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영할 SPC(특수목적법인) 민간사업자 선정을 올해 완료할 예정이다. 여기에 LH는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를 3기 신도시와 해외사업으로도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LH는 그린뉴딜도 주도하고 있다. LH는 그린리모델링사업을 2013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으며, 올해는 어린이집·보건소 등 노후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도 새롭게 시작했다. 내년까지 6830억원을 투자해 2000여 건을 리모델링할 계획으로 온실가스 12만톤 감축, 320억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효과와 함께 관련 사업의 일자리 창출, 생산유발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노후 임대주택 그린리모델링 예산도 2022년까지 8812억원을 확보해 임대주택 품질 제고와 냉난방비 절감 등 주거 취약계층의 에너지 복지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LH는 그린리모델링을 넘어 제로에너지 주택·도시 조성에 앞장서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고 한국판 뉴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플랫폼 기업 전환·공공디벨로퍼 역할 확대 등 경영혁신 결실
이처럼 LH가 짧은 기간에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성과를 거둔 것은 변 전 사장 이하 경영진들과 임직원들의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변 전 사장 취임 이후 LH는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 △공공디벨로퍼서의 역할 확대 △새로운 사업모델 마련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왔다.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은 LH가 가진 여러 분야의 업무특성, 폭넓은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LH를 중심으로 국민, 정부, 지자체, 사회단체가 모여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LH가 보유한 120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활용해 정부, 지자체, NGO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함으로써 입주민에게 주거를 뛰어넘어 돌봄·심리상담·자살예방 등 종합적 주거·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복지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또 공공디벨로퍼로서의 LH와 신사업모델 개발도 강조했다. 이는 전문성이 부족한 ‘주민’과 사업성이 낮은 경우 개발에 참여하지 않는 ‘민간’을 대신해 LH가 사업을 주도하는 것이다. LH가 선투자, 미분양 매입확약으로 사업리스크를 제거하고 전문역량을 발휘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면, 민간이 시공에 참여함으로써 사업 추진이 가능해지고 품질도 확보하는 것이다.
영등포 영진시장 정비사업, 쪽방촌 전면개발은 공공디벨로퍼로 LH가 참여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수립해 성사시킨 사례다. 선이주 방식을 통해 주민 반대를 해소하고, 용적률 상향 등으로 사업성을 개선시키며, 주거·상업·창업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주거단지로 개발해 지역의 새로운 혁신거점으로 재탄생시키는 방식이다. LH는 공공재개발, 재건축 사업에도 이러한 방식을 적용해 주변 집값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고, 도심 내 신축을 대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