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사진=한화솔루션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화솔루션이 신성장 동력 발굴과 투자를 위한 유상 증자에 나선다. 탄소중립 등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선제적 투자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이사회를 열고 1조2000억원(3141만4000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21일 공시했다. 이번 유증은 주주 배정 후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내년 1월19일이며, 주주 청약일은 2월 24~25일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증 대금을 포함해 내년부터 5년간 2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업 입지를 구축해 놓은 한국·미국·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2025년 매출 21조원·영업이익 2조3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한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특히 태양광 기반 에너지 사업에서만 2025년 매출 12조원을 거두기 위해 1조원을 투입한다. 우선 태양광 모듈 제조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벌이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등 차세대 태양광 소재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판매하는 고부가 가치 사업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유럽을 비롯해 수익성이 좋은 시장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건설개발·매각하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진행한다. 발전 프로젝트는 초기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선제적 투자를 통해 우량 발전 자산을 확보하면 향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이 기대되는 사업이다. 세계 태양광 발전 시장은 2023년 1740억달러(약 190조원·IHS 마킷 추정)에 달할 전망이다.
사용자의 전력 소비 패턴 관련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잉여 전력을 통합 판매하는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발전소(VPP)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최근 인수를 완료한 미국 소프트웨어(SW) 업체 그로잉에너지랩스(젤리)를 통한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으로, 향후에도 소프트웨어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는 등 하드웨어(태양광 모듈) 및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새로운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3일 강원도 삼척시 쏠비치 리조트에서 (왼쪽부터)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 고영태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강원도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화솔루션
2000억원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분야에 배정한다.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기술 개발과 수소의 저장·유통을 위한 수소 탱크 사업 확대 및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인수합병(M&A) 등에 자원을 적극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수소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 계열사들과 협업해 수소 사업 시너지도 확대할 방침이다. 충남 대산에 세계 최초의 부생 수소발전소를 건설한 한화에너지, 한국가스공사에 수소 충전 시스템을 공급하는 한화파워시스템 등과 함께 수소 산업의 모든 밸류 체인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케미칼부문은 이미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고효율 수전해 기술 개발에 약 300억원 투자를 진행 중으로, 이달 초 기존 R&D 투자와 별도로 강원도·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함께 약 300억원을 들여 강원도 평창에 실증 생산단지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독일 등 해외에서도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실증 사업을 벌여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을 갖춘 생산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수소사업 매출이 향후 5년간 누적 기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는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기후 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면서 "10년 이상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쌓아온 역량을 발판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