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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K푸드' 더욱 빛났다

2020-12-22 16:29 | 김영진 부장 | yjkim@mediapen.com

CJ제일제당이 프랑스의 한 대형마트에서 비비고 만두 시식행사를 펼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산업 전반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올해 식품제조 업체들의 활약은 그 어느 해보다 빛났다. 

식품업체들은 코로나19 시국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내며 '비상식량'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의 올해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식품업체 중 식품 단일 품목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은 '비비고 만두'가 최초이다. 

지난해 8680억원의 매출을 올린 '비비고 만두'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조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비비고 만두'가 더욱 주목을 끄는 건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이 더 높으며, 해외 매출 비중이 지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해외 매출이 55.9%를 차지했던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63.6%로 크게 늘었고 올해에는 65%를 넘어섰다. 

비비고 만두는 처음부터 국내와 해외 시장을 모두 고려해 기획했다. 국내에서는 냉동만두의 기존패러다임을 바꿀만한 제품력으로 냉동식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혁파했다. 그 결과 월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리는 '비비고 왕교자'를 비롯해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대형 제품을 5가지나 보유하면서 만두를 냉동식품 시장에서 가장 비중 있는 카테고리로 성장시켰다. 

해외는 국가별 식문화와 소비 트렌드를 바탕으로 시장 진입 전략을 짰다. 특히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국식 만두'로 인식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CJ제일제당은 전했다. 

전략 국가인 미국은 진출 초기부터 코스트코(Costco)에 진입, 메인스트림 시장을 공략했다.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한입크기의 '비비고 미니완탕'에 집중하면서도, '만두(Mandu)'로 표기한 제품을 지속 노출시켜 친밀도를 넓혀갔다. 2015년에는 현지 소비자 트렌드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별도의 만두 R&D 조직을 신설했고, 2018년부터는 한국 스타일의 만두를 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만두 출시와 함께 꿈꿨던 '전 세계인들이 주 1회 한국 음식을 즐기는' 비전이 실제가 됐다"라면서 "앞으로도 전 세계에 비비고 만두를 더욱 널리 알림은 물론 비비고 만두를 잇는 차세대 K-푸드가 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을 비롯한 라면기업들도 코로나19 시국에 더욱 두드러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라면 수출액은 5억4972만달러(약 6082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28.4% 늘었다. 

이미 지난 한 해 수출액(약 4억7000만달러)을 넘었다. 이달 수출액이 지난달 수준만 유지돼도 올해 라면 수출액은 단숨에 6억달러(약 6652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이 올해 해외 총 매출이 전년 대비 24% 성장한 9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사진=농심


이중 가장 큰 두각을 나타낸 라면기업은 농심이다. 농심은 올해 해외 총 매출이 전년 대비 24% 성장한 9억9000만 달러(약 1조984억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라면의 활약과 짜파구리 인기, 코로나19 등의 영향이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올 초부터 신라면을 비롯한 짜파게티, 너구리 등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과 판매가 늘어났고,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지로 빠르게 번지면서 간편식 수요와 맞물려, 라면 소비가 급증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 현지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고 수출물량을 늘리면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했다.

수출 전선인 유럽시장은 영국, 독일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농심은 영국의 테스코, 모리슨, 아스다, 독일의 레베, 에데카 등 메이저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영업망을 구축해 코로나 발생 이후 현지 라면 수요를 적극 흡수했다. 농심의 올해 유럽 수출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해외 시장은 미국이다.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법인 매출은 약 3억2600만 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8% 성장한 수치로, 미국은 올해 중국법인을 제치고 농심의 해외사업 선두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그간 간식으로 여겨왔던 농심 라면이 식사 대용으로 평가받으면서 신라면, 신라면블랙 등의 대표 제품이 주가를 올렸다. 신라면은 농심 해외사업의 핵심이다. 올해 신라면 브랜드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30% 성장한 약 3억9000만 달러(약 4325억원)로 예상했다. 농심 해외사업의 40%가량을 홀로 담당할 만큼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의 매운맛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울리고 있다"라며 "출시 35년을 맞는 내년에는 연매출 1조원의 메가 브랜드로 성장해 K 푸드의 위상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심은 내년 해외사업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12% 높은 11억1000만 달러로 잡았다. 

오리온도 최근 베트남 법인 누적 매출액이 2조 2000 억원을 넘어섰다. 오리온은 지난 2015년 베트남 시장 진출 10년 만에 현지 누적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이후 5년 만에 2조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보이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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