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금융권에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된 한 해였다.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디폴트 사태는 물론 부동산 패닉사태로 역대 최대규모의 가계대출과 신용대출의 증가가 나타났고,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참여로 코스피지수가 사상처음으로 2780선대로 올라서는 기록을 쏟아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마무리하며 한 해 금융권에서 일어난 주요 이슈를 되돌아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정부의 잇따른 대출 규제 도입에도 올해 가계부채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가계부채의 원인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등의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서의 투자 열풍이 가계부채를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초강력 규제가 오히려 시장의 불안심리만 자극해 '대출러시'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도입에도 가계부채 급증=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잇따른 규제도입에도 가계부채는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초강력 규제를 내놓았지만, 오히려 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대출수요를 불러일으킨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빚투'나 '영끌'로 대변되는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대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월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한 달 사이 18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전월 증가폭(13조6000억원)보다 4조7000억원 늘어난 수준인데, 신용대출이 증가폭을 견인했다. 실제 기타대출(11조5000억원) 중 신용대출이 7조6000억원이 늘어나면서 10월 신용대출 증가액(4조원)의 두 배에 육박했다.
대출이 막히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놓으려는 수요도 가계부채 증가요인으로 지목됐다. 정부는 내년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시행할 예정인데 이를 고려해 수요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 올해 연말까지 은행권 신용대출 더 조인다 = 주요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올해 연말까지 신용대출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등 비대면 창구를 막은데 이어 영업점에서도 신규접수를 중단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모바일 신용대출 신청을 중단했다.
KB국민은행은 31일까지 2000만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다만 내년 1월 4일 이후 실행하거나 대출서류 최초 송부일이 지난 21일 이전인 신청건에 대해서는 서민금융 지원 신용대출(KB사잇돌중금리대출·KB새희망홀씨Ⅱ·KB행복드림론Ⅱ등)에 한해 승인해 주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24일부터 모바일 신용대출 대표 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한다. 여기다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지난 22일에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과 주택신보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0.3%포인트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