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말 트리니티운용을 인수했던 SK증권이 올해는 PTR자산운용 인수를 시도하며 자산관리(WM) 분야 사업 포트폴리오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자산운용사에도 전략적 지분 투자를 하고 있는 SK증권은 내년 들어 운용사들과의 시너지 창출을 가속화하며 WM분야 도약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사모운용사 인수를 진행 중이다. 최근 SK증권은 PTR자산운용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은 현재 PTR운용의 경영권 지분 70% 규모를 인수하고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심사를 대기 중이다.
PTR자산운용은 데이터 기반 가치주 투자를 지향하는 기업이다. 특히 자체적으로 개발한 'PTR(Price-Technology Ratio, 주가기술비율) 지수'를 기반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투자를 진행하며, 종목선정 과정에서 자체 개발한 PTR 지수가 활용된다. PTR지수는 시가총액을 특허가치기술 평가 금액으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SK증권의 사모운용사 인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에도 SK증권은 트리니티운용의 경영권 지분 70%를 인수하며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지난 2016년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트리니티자산운용은 2017년 간판 헤지펀드인 '트리니티 멀티스트레티지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을 출시해 연 100%를 넘나드는 수익률을 기록한 회사다.
올해의 경우 라임 사태, 옵티머스 사태 등이 잇달아 터지면서 사모펀드 업계가 커다란 타격을 입었지만, 트리니티운용의 사모헤지펀드 수탁고는 오히려 증가했다. 트리니티 멀티스트래티지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의 경우 올해 초 이후부터 지난 11월 말까지 45%의 절대수익률을 기록하며 코스피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SK증권은 이들 사모운용사들과 리테일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며 WM부문에서도 점차 두각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SK증권은 조인에셋글로벌운용, 씨엘자산운용 등에 대해서도 이미 전략적 투자자로서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WM분야를 계속 해서 보강하고 있는 SK증권의 움직임은 ‘포스트 코로나19’를 준비하는 증권업계의 방향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기록적인 실적을 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수수료(브로커리지) 수익보다는 WM분야나 기업금융(IB) 분야로 이행해야 한다는 방향성이 업계 전체에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면 잠시 정체돼 있던 IB‧WM 분야의 경쟁 구도가 다시금 점화될 것”이라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 호실적에 기초한 ‘체력’을 비축한 만큼 더욱 치열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